국제환자혈액관리재단 등 수혈 줄이는 동시에 환자 치료 개선 윈-윈 컨셉 실행 촉구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의 삶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의료계에서는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제한적인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는 모든 노력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크고 작은 보건의료 대책이 긴급하게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헌혈 캠페인 중단으로 인해, 일부 국가에서 심각한 혈액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례로 영국에서는 매일 약 5,000단위의 혈액이 의료기관에서 사용되지만, 3월 말 기준으로 헌혈은 예상보다 15%나 낮았다. 게다가 혈액 보존기간은 42일밖에 되지 않고, 나아가 헌혈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현재 팬데믹 대응 조치가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될지도 확실하지 않다.

이에 최근 국제학술지인 Anesthesia&Analgesia에 게재된 ‘팬데믹에서의 환자혈액관리(PBM)의 중요한 역할: 행동 요구’ 논문을 통해 한국,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전 세계 43인의 전문가들이 각국 보건의료 시스템에 환자혈액관리를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이번 논문에 참여한 43인의 공동 저자와 국제환자혈액관리재단(IFPBM), 북미환자혈액관리학회(SABM)는 모든 보건의료 시스템이 지체 없이 환자혈액관리의 보편적 원칙을 실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환자혈액관리는 환자 자신의 혈액을 보존함으로써 환자의 치료 및 수술 결과를 최적화시키고, 동시에 수혈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감소시키는 근거 기반 접근 방식이다.

충분한 양의 혈액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의료 현장에서 혈액 수요 자체를 의미 있게 줄이는 방법이 가능하다. 환자혈액관리는 의료진이 수혈을 통해 환자가 다른 사람의 혈액에 의존하는 대신, 환자 자신의 혈액을 관리, 개선, 보존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한다.

이번 논문의 주요 저자 중 한 명인 미국 뉴저지 잉글우드 헬스 병원 아례 샌더 교수는 “세계 각국에서 의사들이 압박감에 시달리며 거의 불가능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언제 우리의 삶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기에 확실한 장점을 가진 환자혈액관리를 적극 활용해, 공급이 제한적이고 보존기간이 짧은 의료 자원인 혈액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코로나19는 보건의료전문가들이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환자혈액관리을 광범위하게 실행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자혈액관리는 지난 2010년 최초로 WHO에 의해 승인된 후, 보편적인 개념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집행위원회(EC), 세계 각국 정부에 의해 지속적으로 권장돼 왔다. 그 동안 수많은 연구 및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메타분석을 통해 환자혈액관리가 수술 합병증, 감염률, 사망률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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