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시총 125조원 ‘증발’에도 의약품업종 5천억 매수…에이프로젠·진원생과·파미셀·부광 ‘호재’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우리나라 주식시장 패러다임에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량 내다 파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도, 제약바이오주는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인들이 본격적인 옥석 고르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은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622조6,800억원이었다.

이는 약 4개월여가 흐른 이달 7일 기준, 496조8500억원으로 폭락했다. 여기서 외국인이 팔아치운 금액만 24조5,700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병이 출몰한 지난 1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날아간 시총만 약 126조원이다. 이 중 순매도 금액만 24조5,700억원. 손실률로 보면 약 16% 수준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도 15.3%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달라진 국내 제약바이오주의 위상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의약품업종에서 약 4,900억원을 사들였다. 이에 의약품 지수도 21.9%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외인이 선호했던 기업들은 어디었을까. 에이프로젠제약, 하나제약, 국제약품, 삼일제약, 삼성제약, 진원생명과학, 파미셀, 부광약품, 동성제약 등이 외인들의 집중 관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 주식 보유량이 20%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중 에이프로젠제약과 하나제약은 1월 20일 대비 5월 7일 기준 외국인 주식 보유량이 232%와 148% 급등했다. 에이프로젠제약은 에이프로젠KIC와 에이프로젠H&G와의 합병 소식이 주가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회사 지분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배경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관련주에 이목을 집중했다는 분석이다. 진원생명과학, 파미셀, 부광약품 등이 이에 해당된다.

진원생명과학의 경우 미국 자회사인 VGXI가 이노비오와 코로나19 예방 DNA백신 연구개발에 참여해 백신 후보물질 'INO-4800'을 개발했다. 해당 물질은 현재 미국에서 1상 임상시험 등록이 완료된 상태다.

파미셀은 렘데시비르 주원료인 ‘뉴클레오시드’를 생산하고 있다. 부광약품의 경우 B형 간염치료제 ‘레보비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임상계획을 승인받은 상황이다.

한편, 외국인들이 많이 털어낸 종목으로는 신풍제약, 오리엔트바이오, 이연제약, 현대약품 등이 있었다.

주목되는 곳은 신풍제약과 오리엔트바이오다. 이들 회사는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았지만 주가는 각각 165.4%, 136.7% 올랐다. 이는 코로나19 치료제로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급등한 주가로 인해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에서 기인됐다는 분석이다.

신풍제약의 경우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약으로 개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러 차례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해당 치료제 임상 2상 시험계획서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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