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전역 “감염병 의심환자 진료 최일선 의료기관 경영상 손실 반영돼야”
건보공단 유형별 줄 세우기 그만…정부 의료계 희생 수가정상화로 화답할 때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8일(오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각 공급자단체와의 상견례를 시작으로 내년도 수가협상이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개원가에서 수가 인상률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진료현장을 지킨 의료계의 희생과 노력에 대한 보상이 반영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개원가는 이번 수가협상에서 감염병 사태로 인해 발생한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경영손실 부분까지 감안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내과의원을 운영 중인 A개원의는 “현재 평균 30% 이상의 소득이 감소되면서 의사회원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예년보다 높은 수가 인상률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라고 언급했다.

또 외과의원을 운영 중인 B개원의도 “이번 감염병 사태에서 누구보다 많이 기여한 의사들에게 정부가 수가정상화로 화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의협 또한 이번 협상에서 최고의 결과물을 가져오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앞서 대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됐던 대구, 경북지역은 물론 광주와 전남지역 의원급 의료기관 352곳을 조사한 결과 휴업하지 않았더라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월 일 평균 외래환자 수는 35명(-34.4%)가, 매출액은 2926만원(-35.1%)이 감소했으며, 대진의와 간호사 등 추가적 고용 등 평균 397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대한개원의협의회(회장 김동석)에서도 의사회원들의 경영난을 호소하며, 이번 수가협상에서 정부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동석 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타국에 비해 방역의 성과가 양호한 것은 최일선에서 ‘코로나19’ 감염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개원의들의 역할도 컸다. 다만 개원의들은 이러한 방역의 수고와 더불어 환자 감소로 인한 경영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

김 회장은 “국가가 국민 건강을 지키는 첨병 역할을 하는 개원의들의 노고를 충분히 치하하길 바란다. 이번 수가협상이 그 시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단은 그동안 유형별 줄 세우기라는 구태의연한 태도를 지양하고,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원 손실 감안 비관적…의협 끝까지 협상 임해야=반면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번 의원급 유형 수가협상에 대한 기대치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간 의협 최대집 집행부의 수가협상 결과물(2019년 2.7%, 2020년 2.9%)에 대한 개원가의 평가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통 수가인상률의 경우 전년도 진료비 증가율에 대비해 환산지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코로나19’ 여파가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의협이 앞선 수가협상에서 ‘문재인 케어’에 따른 대형병원 쏠림 현상,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 등 제기한 명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이 그 방증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그간 수가협상을 보면 진료비 증가율에 따라 환산지수가 결정되는 이성적인 형태였기에 비슷한 양상일 것”며 “물론 공급자의 입장도 고려해 종합적인 결론을 내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완벽히 배제될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재정위에서 순순히 넘어가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상 ‘코로나19’ 사태에서 병원급 의료기관에 비해 의원의 기여는 크지 않았고, 그동안 의협은 방역당국과 각만 세워오기도 했다”며 “만약 코로나와 관련 혜택이 있다면 선별진료소 등 병원급 의료기관에 돌아가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한편 개원가 일선에서는 의협이 이번 수가협상에서 최소 3% 이상의 인상률을 기록하고, 끝까지 협상에 임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료계 한 중진은 “의협이 진정 회원들을 생각한다면 계획 없이 무작정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지만 않았으면 한다”며 “다른 공급자단체도 바보라서 협상장을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충동적 결정보다 끝까지 버티고 노력했으면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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