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한 달간 검진 인원 절반 이상 줄어…경기 불황으로 직장검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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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공단 건강검진과 직장검진 등 건강검진분야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 건강검진 지원은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 분야여서 불황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의료계와 전문검진기관 등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검진 인원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건강검진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채종일, 이하 건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일반건강검진 수검률은 전년 대비 1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위기가 고조됐던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는 전년 대비 61.5%가 감소했다.

건협이 밝힌 연령별 1분기 수검률 현황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구간연령이 증가할수록 수검률이 낮아졌다. 70대 이상 연령층의 1분기 수검률은 전년 대비 26.5% 감소했다.

공단 건강검진뿐만 아니라 특수검진, 직원 복리후생 등을 위한 직장검진 등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직장검진분야가 활성화돼있는 한 상급종합병원은 5월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약 600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이 연말까지 지속되는 ‘최악의 경우’ 손실 규모는 병원 측 추산 약 1800억원에 이른다.

공단 일반건강검진의 경우 연말에 수검자가 몰리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연매출 규모로 보면 하반기에 복구가 가능한 매출이다.

이에 반해 직장검진분야 등은 기본적으로 기업 복리후생의 관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기업 경영 환경에 좌우되기 쉽다. 즉, 코로나19의 전세계적 유행으로 인해 기업이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유보되거나 지원이 끊길 수 있는 항목이라는 의미다.

이미 일부 대기업들은 직장검진에 대한 지원규모를 줄이거나 유보하기 시작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자와 반도체 기업 계열사로 가진 A 그룹은 이미 지난 3월 올해 직장검진 지원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항공 등 이미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그룹사들 및 관련 업계는 ‘복리후생 중단이 문제가 아니라 대규모 감원 등 생존을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나마 일일 확진자 수가 ‘방역당국의 통제 가능한 범위’ 내로 수렴하자 일부 기업들은 올해 예정됐던 건강검진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에너지와 유통, 건설사 등을 계열사로 가진 B그룹은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올해 직장검진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시적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임직원 건강검진을 중단했던 B그룹은 건강검진 지원과 함께 모든 업무 시스템을 코로나19 이전 형태로 복귀하겠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건강검진분야 관계자들은 일각에서 이같은 직장 건강검진 지원 재개의 움직임도 있지만, 결국 전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검진분야의 부침을 더욱 깊게 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건협 관계자는 “공단 일반건강검진 항목들은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기저질환과 관계되는 항목들이 많고 면역력의 중요성은 코로나19 등 감염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도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가능한 빠르게 검진을 받아서 이상소견이 있는 사람은 조기치료와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 증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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