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영주 기자]골관절염은 관절이 굳고 쑤시며, 일단 걸리면 나빠질 뿐 낫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병이다. 나이 들면 더 잘 걸리는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일시적 통증완화 효과 정도의 제품 외에 딱히 치료제가 없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제약기업들이 질환정복을 위해 나섰지만 아직까지 연골재생효과의 근본적 치료제 개발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김영주 부국장

인보사는 간편한 주사 한번으로 수술 없이 2년 이상 효과가 지속되는, 우리나라 코오롱티슈진이 개발(코오롱생명과학 판매)한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이다. 통증이 멈추고 더 이상 진행이 안 되도록 하거나, 약간 악화될 순 있지만 진행속도를 현저히 늦춘다면 사실상 근본 치료제로 봐야 한다는 것인데, 이에 가장 근접한 신약이 인보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2년 전 국내 신약 허가를 받아 1년여 시판기간동안 3700여건의 시술 례를 축적했고, 미국FDA 임상3상 허가를 받아 환자 투약을 앞두는 등 글로벌 시장의 기대주이기도 했다.

그러나 주성분 중 2액이 허가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형질전환된 동종유래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유래세포(GP2-293)로 밝혀지며 깊은 수렁에 빠지며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국내 허가취소에 미국FDA 임상3상 중지, 주가 폭락에 투약 환자 소송, 검찰 압수수색에 대표이사 구속, 게다가 회사(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위기 등 2019년 1년 동안 악재란 악재가 모두 인보사에게 쏟아졌다.

거의 회복불능 상태로 여겨졌던 인보사를 기적처럼 일으켜 세운 것은 미국FDA 임상3상 재개 결정이었다. ‘미국 국민을 대상으로 임상을 해도 좋다’는 결정으로 주성분이 바뀌었지만 안전성·유효성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 준 것이다. 그동안 가장 큰 논란이 돼왔던 바뀐 성분의 암 유발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 ‘세포 투입 2주후면 사라져 암으로 발전가능성은 결코 없다’는 회사측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음을 의미한다는 풀이이다.

물론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도 있다. ‘성분이 바뀐 것을 알고도 허가과정을 그대로 진행한 것 아니냐’며 회사의 고의성에 대한 의혹으로 검찰 압수수색에 대표이사 구속 등이 이뤄졌는데 재판과정을 통해 소명되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이번 FDA 결정에서 알 수 있듯 안전성, 유효성에 문제가 없는데 회사가 구지 사실을 속이고 허가를 진행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하는 데는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인보사는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섰다. 미국FDA의 이번 결정이 더욱 반가운 것은 신약개발에 대한 희소식이 뚝 끊긴지 꽤 된 시점에서 어느 정도 검증돼 가능성이 높은 국내 바이오 유망주가 재생의 길을 부여받았다는 점이다. 되돌아보면 인보사 입장에서도 억울한 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주성분이 다른 것으로 확인된 의약품에 대한 식약처의 허가취소나 성분변경에 따른 언론의 안전성 우려 제기, 투약환자 및 투자자의 문제제기 등은 그것이 실수라 해도 회사가 자처한 부분이 많은, 그래서 짊어져야 할 짐일 수 있다.

이제 인보사는 FDA 임상에 집중해 효능 및 안전성의 입증으로 보란 듯 성공해 그동안 눌러왔던 울분을 한꺼번에 날려버리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차제에 K-Pharm에 대한 불신과 폄하의 시선대신 따뜻한 격려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단죄해야 할 사기꾼으로 몰아 코오롱티슈진에 손가락질 해온 그동안의 폄하면 충분히 화풀이는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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