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제약사, 이달부터 ‘소극적’ 영업활동 개시
개원가, “아직 안심은 일러”…우려 목소리도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코로나19사태로 주춤했던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방문영업이 조심스럽게 재개되고 있다. 지역별 확산이 크게 감소하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완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형병원부터 개원가까지 의료기관들은 코로나 확산 우려로 인해 제약사 영업사원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코로나 19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지난 2월 2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에 영업사원 방문 자제 안내문을 발송한 바 있다.

이에 제약사들도 발빠른 대처에 들어갔다. 대구경북의 경우 지난 2월 셋째주 무렵부터 국내제약사 영업사원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정부가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제약사들은 2월말부터 전 영업사원 재택근무를 결정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달 1일 기준 신규확진자수가 101명을 기록한 이후 확진자 수는 100명 이내로 진입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현재 하루 신규 확진자수는 10명 내외로 집계되고 있다. 코로나19사태가 다소 안정추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이달 들어 일제히 영업활동을 재개하는 형국이다. 다만,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방문영업을 소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A제약사는 지난 2월 24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영업사원의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반면 지난달 23일부터 대구·경북과 코로나 이슈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소극적인 영업 활동을 재개했으며 이달 6일부터 해당지역에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진행중인 상황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예전처럼 의료기관 방문이 자유롭지 않은 환경이다. 방문 제한을 둔 곳을 제외하고는 병원 인근에서 대기하면서 시장·거래처현황파악 등 소극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의료진 미팅 역시 병의원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B제약사의 경우 본사 내근직은 이달 말까지 재택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영업사원들은 재택근무를 해제하고 정상근무를 시작했다.

B제약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한다면 의료기관의 반발이나 부정적인 시선이 비춰질 수 있는 만큼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서 조심스럽게 영업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며 “방역당국이나 정부의 지침에 발맞춰 활동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C제약사 역시 이달부터 방문 영업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C제약사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 공식적으로 전지역 영업사원의 방문영업을 금지했지만 현재는 재택근무 유지체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본사에서 일괄적으로 재택근무 지침을 내리는 부분은 없으며 거래처에 따라 유동적으로 영업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아직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안심할 수 없는 만큼 방문영업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소재 내과의원을 운영중인 D개원의는 “3월까지 영업사원 방문이 거의 없었지만 4월 재택근무가 풀리면서 조금씩 오는 것 같다”며 “어느 정도 영업사원들의 활동을 수용하고 있지만 특별한 사유가 아닌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소재 산부인과의원을 운영하는 E개원의는 “지난주부터 영업사원이 방문하기 시작했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어 결제나 약 부작용 설명 등 반드시 방문이 필요한 일을 제외하고 단순 약설명이나 안부인사차 방문은 거절했다”고 말했다.

제약사 영업사원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의원에 전파될 경우 의료진과 환자가 모두 위험하고 휴진까지 해야하는 상황인만큼 아직까지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대개협 차원에서 의원에서 원하지 않은 영업사원의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다른 협회에 전달해 사실상 2~3월에는 방문이 거의 없었다”며 “최근 영업사원들의 방문이 잦아지고 있는데 아직까지 안심하기는 이르다.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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