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3억8881만원 감액된 반면 예비비-인건비 제외 시 비슷한 수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기관 처벌-피해 보상방안 등 의견 대립 가능성 농후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가 올해 투쟁 예산을 18억원으로 책정하면서 또다시 강경한 투쟁에 돌입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가 입수한 의협의 올해 투쟁사업비에 따르면 지난해(22억6141만원)보다 3억8881만원 감액된 18억7260만원으로 예산이 책정됐다.

물론 지난해보다 투쟁 예산이 감액된 것은 사실이나 많은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1억4082만원)와 예비비(-1억5509만원) 등이 제외된 것을 계산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즉 의협이 지난해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전면적인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던 때와 똑같이 올해도 강경한 투쟁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의협은 올해 의료개혁투쟁사업 예산으로 14억6358만원을 잡아놨다. 구체적으로 △회의비(5000만원) △홍보비(4억3000만원) △행사비(1000만원) △정책개발비(1000만원) △입법정책추진비(3348만원) △소송대책비(2억원) △기타투쟁대책비(3000만원) △비상대책위원회(10만원) △의사결의대회 개최(3억원) △회원보호 대책비(4억원) 등이다.

아울러 투쟁과 관련 △인건비(3억6820만원) △복리후생비(2482만원) △퇴직적립금(1600만원) 등 4억9020만원도 추가로 책정됐다.

이와 관련 의협 관계자는 “올해도 의권쟁취를 위한 다양한 투쟁과 홍보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과 각종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정부와 의협이 초기 방역부터 현재까지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데다 향후 의료기관 처벌이나 보상방안에서도 의견 대립의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또다시 의협의 투쟁전개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투쟁 예산 집행률 절반 수준=다만 의협 집행부는 지난해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고도 예산 중 절반 수준밖에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의협은 투쟁 예산을 22억6141만원으로 책정했지만 집행률은 고작 12억571만원(53.3%)에 그쳤다. 심지어 이중 인건비(5억8053만원 지출)와 홍보비(2억9027만원 지출)가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청와대 앞 소규모 시위와 투쟁 선포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큰 행사는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했던 ‘전국의사 대표자대회(1억6725만원 지출)’뿐이다.

이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지난해 의협 집행부가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고도 사실상 보여준 것이 하나도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뭔가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처럼 보였으나 아무것도 없었다”며 “올해는 최대집 집행부가 강력한 투쟁이던 협상이던 반드시 실익을 가져올 수 있는 회무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