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병원에서 예가를 올리면 뭐합니까? 의약품유통업체들이 스스로 가격을 내려 손해를 보면서 의약품을 납품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입찰이 마무리되면서 입찰에 참여한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가 스스로 업체들이 밥그릇을 찼다며 개탄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1차 입찰에서 한 그룹당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대 손해를 볼 수 있다며 대규모 유찰 사태가 나타난 후 병원이 수억원대의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예가로 수정해 3차 입찰을 진행했다.

문제는 의약품유통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수억원대의 이익은 고사하고 수억원대 손해를 보는 수준의 가격으로 낙찰시킨 것. 스스로 밥 그릇을 찬 것이다.

일부 그룹에서는 한 품목에서만 1~2억원대의 손해를 보면서 1년동안 의약품을 납품해야 한다.

이같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저가낙찰이 진행될 수록 의약품유통업체들의 체질은 약화되고 적자폭도 깊어만지고 있다.

의약품 입찰을 놓고 담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매년 하락되는 낙찰 가격으로 이익은 고사하고 손해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 된 국공립병원 의약품 입찰 시장이 이제는 계륵이 되어 가고 있다.

또한 수억원대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낙찰시키는 모양새는 마진 인상을 요구하는 의약품유통업체들의 목소리를 공염불로 만들고 있다.

언제까지 의약품입찰 시장에서 제살깎아먹기식 어리석은 경쟁의 후폭풍이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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