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계기 공공병원 확충 강조하다 민간의료기관-의료진 모욕했다”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김윤 교수가 최근 한 언론에 ‘민간병원 덕분이라는 거짓’이라는 제목의 기고를 게재하면서 ‘코로나19’ 감염병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민간의료기관과 의료진을 모욕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은 17일 오전 상임이사회를 열고, 최근 김윤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윤리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김 교수는 기고를 통해 공공병원의 확충을 강조하면서 이번 ‘코로나19’와 관련 방역은 공공병원의 역할이 컸고, 반면 민간병원의 미비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우선 김 교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코로나19’ 치명률이 한국보다 높은 이유를 우리나라 민간병원이 유럽 공공병원보다 치료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환자가 젊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김 교수는 대구와 경북지역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가 ‘코로나19’와 관련 방역은 성공했으나 감염병 진료가 잘됐다고 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대구·경북은 약 4만개 병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병상이 부족해 기다리다 여러 명이 사망, 치료시기를 놓쳤다”며 “병상의 10%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환자 4명 중 3명을 진료한 반면 전체 병상 중 90%를 보유한 민간병원은 나머지 1명만 진료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의료계 내부적으로 강하게 반발하면서 김 교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 의협에서는 김 교수를 윤리위에 회부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에 따르면 삼성의료원만으로도 ‘코로나19’ 환자가 10명이 넘는데다 대구지역의 경우 동산병원은 통째로 코로나 병원으로 바꿀 정도로 방역과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변인은 “김 교수는 이러한 기본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민간의료기관이 마치 병상만 많이 차지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처럼 기술해 코로나19 극복에 헌신한 의료인의 땀과 눈물을 매도했다”며 “희생된 동료와 오늘도 진료현장을 묵묵하게 지키고 있는 수많은 의료인들을 모욕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온몸을 바쳐 코로나와 싸우는 의사회원의 분노에 의협이 괴로울 지경”이라며 “김교수는 정부의 주요 보건의료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인물인데 한 개인의 일탈인지도 의심스럽다. 이에 정부와 방역당국의 의중도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의협의 김 교수 윤리위 회부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년 12월 심사체계개편과 관련 김 교수가 자신의 SNS에 “의협이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의협에서 윤리위 회부를 검토한 바 있다.

당시 최대집 의협회장은 “김 교수가 의료계 권익에 저해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윤리위 회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끝내 윤리위에 회부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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