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곳 중 1곳은 외형성장···수익성 개선은 ‘난제’
기술수출 한방 흑자전환···브릿지바이오·앱클론
매출 확대 흑자비결···메타바이오메드·테라젠이텍스·KPX생명과학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지난해 상장 바이오벤처들의 성적표가 공개됐다. 바이오벤처들은 초기 연구개발(R&D)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영업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10곳 중 5~6곳은 적자 늪에 빠져 있었다. 바이오벤처들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16일 일간보사의학신문은 2019년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40곳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현황을 분석했다. 외형 성장은 전년에 비해 10곳 중 6~7곳이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들 기업 대다수는 매출 성장에 불구하고 수익성(영업이익) 개선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조사대상 중 영업이익은 6곳이 줄어들었고 과반수이상은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만성적자에 시달렸던 기업들 중에서도 일부는 흑자전환에 성공해 눈길을 모았다.

매출성장을 이뤄낸 곳은 26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회사의 전년(2018년)대비 성장률은 평균 31%가 확대됐다. 앱클론이 전년에 비해 3배(267%)가 넘는 성장을 이뤄내 주목을 받았다. 이어 아이큐어(성장률 83%↑), 애니젠(53%↑), 바이오니아(51%↑), 퓨쳐켐(45%↑), 헬릭스미스(42%↑) 티앤알바이오팹(32%↑), 한스바이오메드(30%↑), 바이넥스(20%↑), 진원생명과학(20%↑), 씨젠(19%↑) 신라젠(18%↑) 태라젠이텍스(18%↑) 등이 외형 확대에 성공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점은 성장 성공이 반드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이큐어, 애니젠, 바이오니아, 퓨쳐켐, 헬릭스미스, 티앤알바이오팹, 진원생명과학은 성장률이 20% 이상임에도 적자지속이 확인됐다.

반면, 파멥신, 오스코텍, 피씨엘, 펩트론, 팬젠, 강스템바이오텍, 아스타, 쎌바이오텍, 테고사이언스, 제일바이오, 바이오솔루션, 제넥신은 성장이 정체되거나 부진했다. 이 가운데 파멥신은 매출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멥신은 지난 14일 기준 시가총액 2000억 원이 넘는 회사다.

한편, 만성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면서 주목받은 회사도 있었다. 메타바이오메드, 앱클론, 테라젠이텍스, 브릿지바이오, KPX생명과학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흑자성공요인은 ‘기술수출’과 ‘매출확대’에 기인했다.

》 기술수출 한방에 적자 끝···브릿지바이오·앱클론

기술 수출에 성공한 기업으로는 브릿지바이오가 주목된다. 회사는 전년도(2018년) 매출이 전무했지만 기술수출의 성공으로 58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기술수출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사례로 수익창출의 정석을 보여줬다.

회사는 지난해 7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1상 임상단계의 특발성폐섬유증 치료후보물질 'BBT-877'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하면서 최대 11억유로(약 1조46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앱클론은 5년간 R&D로 100억원을 지출했다. 회사는 HER2 양성 위암 및 유방암 치료를 위한 단일클론 치료용 항체를 상하이 헬리우스바이오텍에 글로벌 판권을 넘겼다. 계약규모는 총 5,650만 달러(약 685억원)로 계약금으로만 1,150만 달러(약 140억원)를 수령,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매출 확대가 흑자비결···메타바이오메드·테라젠이텍스·KPX생명과학

메타바이오메드는 매출 확대를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이 594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성장한 것. 이 같은 매출 성장 배경에는 덴탈사업과 바이오사업(생분해성 봉합원사 제품) 실적이 각각 40억원과 24억원 증가한 것에 있다는 분석이다.

테라젠이텍스는 매출은 영업 구조 다변화에 힘입어 206억원 성장해 138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제조 공정 개선에 따른 제조원가 비용 절감 및 고정비, 변동비 절감으로 3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KPX생명과학은 원재료의약품 수출 판매 확대에 따라 흑자전환했다. 매출은 327억원에서 49억원이 증가한 376억원(전년비 15%↑)을 달성했다. 회사 주요 품목인 작물보호제 원료‘AMZ’는 전량 미국으로 수출됐으며 의약품 중간체 ‘DSIC’는 전량 유럽으로 수출했다.

》 R&D 2500억 투자 불구 215억 ‘이익’

특히, R&D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곳은 제넥신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425억원을 투입하는 등 최근 5년간 1770억원을 쏟아 부었다. 이어 헬릭스미스(412억원), 신라젠(367억원), 브릿지바이오(220억원), 코오롱생명과학(181억원), 오스코텍(154억원), 차바이오텍(145억원) 강스템바이오텍(145억원), 메디포스트(127억원), 바이오니아(127억원), 바이텍메드(112억원), 펩트론(104억원) 순으로 R&D에 투자를 많이 했다.

한편, R&D 투자비가 100억원이상인 12곳 중 영업이익을 낸 곳은 브릿지바이오(6억원), 차바이오텍(58억원), 바디텍메드(150억원) 단 3곳에 불과했다. 이들 12개 업체가 2500억원을 투자해 214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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