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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계기 원격의료 이용 가속화 전망전화처방부터 원격모니터링, 이동형 병상과 의약품 배달까지
코로나 뉴노멀의 큰 축으로 자리잡아…의협은 ‘위기 시에만 작동하는 기전돼야’ 선 그어
서울대병원 의료진(조영민 내분비내과 교수)이 전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원격의료 이용이 가속화돼고 있다. 전화처방·원격모니터링 등 의사-환자 간 거리두기 방안이 계속해서 발전되고 있는 가운데 원격의료를 적극 반대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조차 ‘위기 시에만 작동하는 기전’으로 평가하며 한시적 사용을 묵인하고 있어 향후 제도 안착 여부가 주목된다.

아직까진 불안정한 ‘전화진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은 다름 아닌 전화진료 분야다. 2월 28일 기준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현황을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 42개 중 21개, 종합병원 및 병원 169개 중 94개, 의원급 1492개 중 913개가 참여 중이다.

 아직까지 전화진료는 각 병원의 사정에 따라 가능한 환자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환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

 서울 내 상급종합병원에 정기 진료를 다니고 있는 한 환자는 “병원에서 대구경북환자만 전화로 진료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경북 지역 환자 얘기를 들었더니 (내원 후) 진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하더라”라며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도 많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일선 병원 입장에서도 아직까지 전화진료가 어려운 점이 많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간소한 시스템 속에서 많은 변수가 없는데 반해, 여러 진료과가 포진해있는 종합병원의 경우 프로세스를 만들기가 녹록치 않다. 당장 수십가지 경우의 진료비 패턴을 모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도 애로사항 중 하나다.

 서울 내 6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화진료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련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하고 개발 후 테스트까지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스트 후에도 몇몇 진료과에만 우선 적용하는 등 전격적인 전화진료는 어렵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러한 어려운 점에도 불구 전화진료는 환자가 직접 병원으로 가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성으로 인해 점차 호응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보건복지부가 3월까지 취합한 전화진료 참여 병원 및 의원 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당초 복지부의 계획은 4월 초까지 대강의 전화진료 현황을 취합할 예정이었다.

 다만 전화진료 청구 건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측에 따르면 시행 초기인 3월까지는 전화상담 및 진료에 대한 시행 결과 누적치, 즉 비용청구 건이 2만6520건이었다. 이후 빠른 속도로 청구 건수가 늘어나 3월 31일부터 4월 6일간 한 주 동안 5만1000건 이상 증가했다.

 현장에서도 전화진료를 원하는 환자군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파악 중이다. 서울 시내 상급종합병원의 진료과(안과) 과장은 “코로나19 초기 줄어든 내원 환자 수치가 어느 정도 복구됐지만, 아직까지 10~20%는 채워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 10~20%의 환자는 대부분 장기처방 환자들인데 그 가운데 절반의 환자는 전화진료를 통해 처방을 받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장기처방 환자들은 코로나19가 끝나기를 계속 기다리다 결국 처방을 받기 위해 전화진료를 택하는 경우가 꽤 있다”면서 “이러한 환자군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비대면 프로세스 중 진료 단계에 전화진료가 있다면, 의약품 조제 이후 단계에선 ‘조제 의약품 배송’이 한정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이 자가격리 대상자나 경증 환자 등을 대상으로 의약품을 문 앞까지 ‘배달해 주는’ 방식인데 이는 감염병예방법에 근거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제도 자체가 한정된 대상군 속에서 시행되고 있어 크게 부각되진 않지만, 이 역시 대면 중심 체계였던 보건의료체계가 비대면으로 전환된 사례로 꼽힌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원격모니터링, 의료기관 밖에서 ‘빛을 발하다’

문경생활치료센터에서 사용 중인 스마트 활력징후 측정 장비.

 전화진료와 함께 원격모니터링 기술도 코로나19 대응에 빛을 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운영 중인 문경생활치료센터(경북대구 제3생활치료센터)는 현행법상 의료기관으로 분류되지 않음에도 불구, 첨단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입소한 확진자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입소자들은 모두 ‘환자’다.

 서울대병원이 환자를 대상으로 선보이는 원격시스템은 크게 모니터링 시스템과 영상데이터 공유다.

 생활치료센터에서 사용되는 스마트 활력징후 측정 장비는 문경생활치료센터 입소환자를 대상으로 심전도, 혈압, 산소포화도, 심박수, 호흡수 등을 측정하고, 측정된 수치는 바로 서울대병원 병원정보시스템에 공유된다. 실시간으로 환자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센터에는 센터 내 모든 환자들의 주요 상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형 환자모니터링 현황판이 설치돼있으며 서울대병원, 문경생활치료센터, 질병관리본부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의료영상 공유 플랫폼 또한 구축해 외부 의료기관과 영상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만들어 사용 중이기도 하다.

 아예 서울대병원은 문경생활치료센터에 이동형 음압병상을 구축하기도 했다. 입소자 중 갑자기 중증으로 진행되는 환자를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함인데, 질병관리본부와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등에 따르면 경증 환자 중 약 10% 정도가 갑작스럽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이 문경생활치료센터에 최첨단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치료센터 개념이 완전히 정립돼지 않았던 코로나19 발생 초기, 각 병원들이 모여 생활치료센터의 기준점을 잡아야 하는데 서울대병원이 ‘너무 높은’ 기준을 들이대 다른 병원들의 반대가 심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 서울대병원은 자기만의 방식을 가져가 어쨌든 성과를 보여줬다”면서 “아직까지 시스템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관계자는 “생활치료센터내 경증환자에 대한 전화 상담 및 앱 사용은 환자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 차원으로 원격진료와 관계없으며, 화상 원격진료 추가적 도입 계획도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코로나 뉴노멀, 의협은 ‘한시적 허용’에 방점

 이러한 코로나 뉴노멀의 도래와 관련, 원격의료를 극력 반대했던 대한의사협회는 코로나19 초기와는 다르게 반대 입장을 적극 내세우진 않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확실한’ 부분까지 따지기 시작하면 자칫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의협 관계자는 “지금은 코로나19 대응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데 정부조차 ‘한시적’이라고 얘기하는 제도들에 대해 딴지를 걸면 될 일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러한 대응은 ‘정부의 말 바꾸기가 없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정부가 강조한 ‘원격의료 및 원격진료에 대한 추가 도입이 없으며,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라는 점을 정부 자신이 말을 뒤집게 되면 의협에서도 전력으로 대응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반대로 얘기하자면, 아직까지 포스트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 도입 가능성은 의협 등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부가 코로나19 이후에 대해 계획을 세우고 있는 부분은 피해 보상 외에는 들어보질 못했다”면서 “정부와 의료계 모두 현재 비상시국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당분간 ‘제 할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듯 하다”고 전망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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