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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코레일과 공조 “심장이식 환자 살렸다”돌풍에 소방헬기 취소, KTX548 열차 2분 지연 빛난 특급작전…일상 기적 이룬 감동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가천대 길병원은 최근 환자 허 모씨의 심장이식 수술을 한국철도(코레일)와 공조를 통해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8일 밝혔다.

길병원 HICU 심장이식환자 격리실

8년 전부터 확장성심근증으로 심장근육이 얇아지고 커지며 기능이 상실되는 말기 심부전증을 앓던 허씨에게 지난 3일 희소식이 들렸다. 전라도 모대학병원의 공여자가 심장 및 여러 장기를 기증하기로 하면서 허 씨가 1순위 수혜자가 됐다.

기쁨도 잠시, 기증자가 있는 전라도와 인천에 소재한 가천대 길병원과의 거리가 문제였다. 4일 오후에 심장을 싣기로 예정된 소방헬기가 돌발적인 강풍으로 갑자기 취소돼, KTX와 앰뷸런스를 이용해야 했다. 게다가 기증자의 심장적출은 다른 여러 장기의 적출 여부 결정과 함께 4일 오후 8시 반에 이뤄졌다.

광주송정역에서 가장 빠르게 탑승할 수 있는 KTX는 저녁 9시발 KTX548 열차. 이번 KTX를 놓치면 다음 열차까지 1시간 30분 이상을 기다리거나 장시간 앰뷸런스로 이동해야 했다. 그럴 경우 심장이 적출된 뒤 환자에게 이식될 때까지 일종의 골든타임인 ‘허혈시간’ 4시간을 상회해 수술 결과가 나빠질 수 있었다.

이순미 실장은 “장기적출이 늦어지고, 코로나19 사태로 배차간격이 길어진 탓에 자칫 기증자와 공여자의 희망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머리가 하얗게 됐다”며 “8시 20분경 무작정 KTX 출발지인 광주송정역으로 다급히 전화를 걸어 출발시간을 10분가량 늦춰달라고 사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코레일 측은 신속하게 대응했다. 전화를 받은 광주송정역 강정석 역무원은 역에 이 사실을 알렸고, 광주송정역 한영희 역무팀장은 의료진이 가장 빠르게 열차에 탈 수 있도록 조치했다. 기증자 심장을 실은 구급차가 바로 역에 댈 수 있도록 하고 역 광장부터 에스컬레이터, 승강장까지 역무원을 곳곳에 배치해 신속한 이동을 도왔다.

이 같은 조치로 예상보다 빠르게, KTX548열차는 당초보다 2분 여 늦은, 밤 9시 2분 34초에 출발할 수 있었다. 이후 광명역에서 미리 대기해 있던 앰뷸런스를 타고 무사히 가천대 길병원에 도착, 결국 2시간 40분 만에 흉부외과 박철현 교수의 집도로 수술이 이뤄질 수 있었다.

하지만 난관은 또 있었다. 최대한 빠르게 의료진들은 기존에 이식받은 인공심장과 본인 심장을 제거하고, 동시에 새로운 심장을 이식하는 고난이도 수술을 시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수술을 집도한 박철현 교수는 “수술은 성공리에 마쳤고 환자는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다”며 “출발시간을 지체해 기다려야하는 수많은 열차 승객들의 열린 마음과 코레일과 무관한 지연으로 인해, 원치 않는 민원을 각오한 광주송정역의 열린 마음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한 생명의 개심술을 완성시키는 일상의 기적을 이룬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심부전 환자의 진단, 약물 치료에서 수술 후 장기 추적 치료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정욱진 교수(길병원 진료1부장)는 “본인 환자가 아님에도 밤중에 경식도심초음파를 흔쾌히 해준 기증자 병원의 김 모 교수와 대의를 위해 빠른 판단과 협조를 해준 코레일과 광주송정역 관계자들까지 생명을 살리는 데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천대 길병원 심장혈관센터는 1995년부터 심장이식수술을 시행해오고 있으며 국내 최초 심폐동시이식, 국내 최초 심근성형술, 무혈심장이식술, 인공심장(좌심실보조장치) 수술, 체외막산화장치 등으로 급성 또는 말기심부전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데 헌신하고 있다.

오인규 기자  529@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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