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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신장 전문병원 도입ㆍ전문학회 ‘패싱’ 논란전문가들, "병원 종별 투석 적정성평가서 의원급에 뒤져 실효성 의문"지적
연구 필요성 제기한 전문병원심의위원회 전문성에도 의문점 던져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심평원이 최근 신장 질환의 전문병원 제도 도입방안 연구 용역을 공고한 가운데, 학회 등 신장질환 및 혈액투석 전문가들로부터 사전 충분한 의견청취 없이 전문병원 도입을 검토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최근 신장, 비뇨기 질환의 전문병원제도 도입방안에 관한 연구용역 제안요청서를 공고했다.

요청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문병원심의위원회에서 의료전달체계 기능 강화를 위한 전문병원 활성화 대책 중 신규분야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현행 전문병원 지정 분야 이외에 ‘신장 및 비뇨기계의 질환과 장애환자' 비중이 4%로 높은 상태였다.

심평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도의 의료기관 지정제도가 없었으며, 질환 특성상 표준화가 가능하나 엄격한 질 관리가 요구된다”면서 “이에 신장·비뇨기 질환의 전문병원 제도 도입을 위한 지정기준 및 의료평가체계 마련을 위한 개발에 필요성을 느끼고 이번 연구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문병원은 병원급 의료기관을 기능적으로 전문화․고도화시킴으로써 환자의 의료이용 정보 및 지리적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의료서비스 제공체계에서 1차 의료기관과 3차 의료기관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의료전달체계 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명목으로 ‘병원(요양병원 포함)’ 종별에 국한해 전문병원 지정이라는 ‘밀어주기’를 하기에는 혈액투석 등 적정성평가에서 병원의 구조 인프라 성적이 의원급 보다 좋지 못해 실효성 면에서 시기상조라는 것.

5차 혈액투석 적정성평가 평가지표

실제 지난 5차 혈액투석 적정성평가에서 혈액투석 전문의사비율, 의사 1인당 1일 평균 투석건수 같은 인력과 혈액투석 응급장비 보유여부 같은 장비 및 시설 구조 평가 지표에서 모두 병원급이 의원급에 비해 평가가 뒤쳐졌다.

또한 의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혈액투석의 방문 외래 치료 특성을 고려할 때, 전문병원을 지정할 경우 의원급에서도 수용이 가능한 환자들이 불필요하게 2차 의료기관인 병원급으로 방문하게 되는 문제점도 신장학회 관계자 등 전문가들로부터 지적됐다. 

즉,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을 해결하고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전문병원 도입이 신장질환에도 적용될 경우 오히려 외래 치료 특성으로 의원급 커버가 가능한 신장치료에서 불필요한 상위 종별(병원급) 방문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평원 자원평가실 관계자는 “당연히 외래 방문을 통해 의원에서도 실시되는 일반적인 혈액 투석을 기준으로 삼지는 않을 것이고, 상위종별에서 필요한 난이도 있는 신장질환 치료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심평원 관계자는 “도입을 확정짓고 방안을 탐색하는 연구보다는 도입 가능성에 대한 검토 연구”라면서 “연구를 통해 학회 등 제3기관의 자문을 받아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전문병원 논의 시도부터가 절차적 비약…전문병원심의위원회에 신장질환 전문가 존재 의문"

그러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진행의 선후관계가 바뀐 아쉬움을 지적했다. 병원 의료질 향상이 목적이라면 다른 방법이 있는데, 이미 잠정적으로 ‘전문병원’이라는 방향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신장학회 관계자는 “사실 혈액투석 적정성평가에서 병원급의 미진한 구조 지적이 있긴 하지만, 무조건 심평원 안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적정성 평가 당시 협업했던 심평원 담당부서분들에게 병원급의 적정성평가 미진함에 대해 가감지급 등을 통해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 얘기도 나눴고 일종의 컨센서스도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장학회 관계자는 “연구 실시에 대한 논의도 전혀 없어 모르고 있다 얼마 전에 공고를 보고 4월 10일까지 연구에 대한 입찰이 마감되는 것을 알았다”면서 “비유하자면 어느 강가에 교량공사를 한다고 할 때 전문가들의 청취없이 교량공사라는 명목도 뛰어넘고 현수교를 놓을지 트러스트를 놓을지 사실상 잠정적으로 정해버린 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당 관계자는 전문병원 지정 필요성을 제기한 ‘전문병원심의위원회’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위원회에서 누가 어떤과정을 통해 전문병원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는지 궁금하다”면서 “제가 아는 범위의 신장 투석 치료 전문가는 그곳에 없는 것으로 알기에, 어떤 전문가가 발언했는지 알고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심평원 자원평가실 관계자는 “심의위원회는 특정 질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문병원 지정과 관련된 다른 것도 결정한다”면서 “그러기에 다소 보편적인 전문가분들로 구성된 경향이 있긴하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언론인부터 대학교 교수나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협회 관계자들이 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달했다.

신장학회 및 투석협회 등 신장치료 전문가들의 의견 청취가 사전에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에 대해서 심평원 측은 의도치 않은 것이며, 지적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평원 자원평가실 관계자는 “그런 부분에 대해 전문가분들이 문제제기는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본다”면서 “아직 도입을 검토중인 연구다보니 향후 학회 전문가분들이 견해를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원 기자  jwl@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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