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회장 “적정 간호사 수 배치와 충분한 휴식, 안전한 시스템 보장돼야”
간협, 피로도 누적에 따른 집중력 저하 및 감염 예방 취약 원내 시스템이 원인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들이 잇단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열악한 간호 환경 등 감염 예방에 취약한 병원 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5일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코로나19로 확진된데 이어 마산의료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 역시 확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4일 전라북도에 따르면 대구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대전보훈병원 소속 간호사도 진담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 회장 신경림)는 의료기관 내 코로나19의 간호사 잇단 감염과 관련해,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을 대상 현장에서의 감염 노출 위험성과 원인을 긴급히 파악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간호 현장의 초고강도 노동으로 인한 피로도 누적에 따른 집중력 저하와 감염 예방에 취약한 병원 내 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한 해결과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광역시의 코로나19 전담병원 A 간호사는 “D레벨의 방호복을 입고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면 기본적인 감염예방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라며 “극심한 피로누적이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이로 인해 감염 예방의 허점이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상북도 내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역시 피로에 따른 안전부주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경북 B 간호사는 “몇몇 간호사는 고된 노동 강도에 집중력이 떨어져 자신이 고글을 안 썼다는 사실을 잊은 채 격리병동으로 들어갈 뻔 한 적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다보니 대부분 간호사들이 지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확진자 중 치매 환자들은 행동이 돌발적이라 방호복을 잡아 당겨 찢어지기도 해서 조심해야 하는데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면 까먹는 게 다반사”라며 “육체적 피로에 정신적 피로까지 쌓이다보면 종종 감염에 노출될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감염 예방 장비 재사용도 간호사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자원 봉사를 했던 간호사는 “파견 초기 레벨D 방호복을 재사용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이 많았다”라며 “마스크도 장시간 착용하고 환자들을 대하다보면 마스크가 젖어 감염될 우려가 있어서 병원 감염관리실에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간호사의 감염 예방을 위한 시스템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코로나19 현장 간호사들의 높은 피로도가 감염 노출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의료기관 내 적정 간호사 인력 배치와 안전하고 충분한 휴게‧휴식 여건 제공이 급선무라는 것이 간협의 입장이다.

신경림 회장은 “적정 간호사 수 배치와 근무 간호사에 대한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시스템이 보장돼야 감염으로부터 간호사와 환자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수급 불균형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면 간호사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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