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심병원도 속수무책…메르스와 다른 코로나19 비전형적·무증상 감염으로 대응 어려워
호흡기전용 병원은 시간적으로 확충 불가능…병원계 "현상유지가 최선"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집단감염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보건당국과 의료계 관계자들이 대책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나 좀처럼 해결의 묘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요양병원 집단환자 발생에 이어 분당제생병원과 의정부성모병원 등 코로나19 대형병원 집단 확진자 발생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의정부성모병원의 확진자는 1일 기준 13명으로까지 확대된 상태다.

특히 호흡기 외래환자 동선을 분리함으로써, 비호흡기 환자의 안전한 진료를 유도하면서 원내감염 요인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국민안심병원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고 있어 메르스 당시와는 다르게 위험요인의 완전 제거가 힘들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병원 집단감염 발생시 병원폐쇄로 인한 응급실폐쇄 등 의료공백 및 병원의 손실은 말할 것도 없으며, 전원 등으로 발생 병원을 거쳐간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 확진자로 나타나는 등 뇌관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문제가 나온다.

연이은 병원 집단감염 발생에 정부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는 입장이다.

1일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브리핑에서 국민안심병원 이상의 원내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 “호흡기 질환이나 발열 증상이 없는 사례인 경우는, 병원 입장에서도 선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의정부성모병원 등의 역학조사 결과를 보고 어떤 부분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대책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병원 집단감염에 대해 고려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의 특성 자체가 병원감염이었던 것, 감별이 어렵지 않았던 여름경 발생이라는 발병 시기적 특성과 달리, 코로나19 자체가 증상도 비전형적이고 전염성도 크고 음성과 양성판정을 오가는 진단 특성으로 인해 병원들이 철저히 대응해도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대응방안으로 거론되는 호흡기 전담진료병원의 지정 및 분리 운영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시간적으로도 호흡기병원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요양병원을 거쳐온 확진자가 나타난 병원들을 볼 때, 상대적으로 감염관리에 취약한 요양병원도 신경써야하는 이중고를 대학병원들은 안고 있어 감염요인 유입을 완벽하 차단할 묘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병원계에선 현재로썬 현상유지가 최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대학병원 교수는 “실질적으로 환자와 병원 방문객을 상대로 진단검사를 하지 않는 한 감염원을 완전 차단하기란 불가능하다”면서 “신속한 대응을 통해 상황마다 맞춰가는 수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