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변정식·김남국 교수팀, '인공지능 대장내시경 결과분석 가능성 제시'

[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 국내 연구진이 대장내시경 영상에서 대장용정이 양성인지, 악성인지 판별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판독정확도는 내시경 경력 5년 이상인 전문의와 거의 일치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변정식·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팀은 26일 대장내시경 영상을 분석해 용종의 병리진단을 예측하는 인공지능을 개발한 뒤 실제 영상 판독을 맡긴 결과의 평균 진단정확도가 81.8%로 내시경 전문의의 84.8%와 거의 비슷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장용종 624개가 각각 촬영된 영상 1만 2480개를 인공지능 모델에 학습시켰다. 이후 새로운 대장용종 545개가 촬영된 영상으로 두 차례의 판독 테스트(1차: 182개, 2차: 363개)를 진행해 인공지능의 유효성을 검증했다.

테스트 영상에 포함된 대장용종의 병리진단은 △거치상 용종 △선종성 용종 △점막 하층까지 깊게 침범한 암 등으로 다양했는데 첫 테스트 결과 인공지능은 전체 용종의 81.3%에서 병리진단을 정확히 분류해냈다. 거치상 용종은 82.1%, 선종성 용종은 84.1%의 확률로 판별했고 점막 하층까지 깊게 침범한 암도 58.8%의 확률로 진단했다.

선종성 용종은 5~10년 후 대장암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절제하는 게 원칙이지만 작은 거치상 용종 일부는 내시경 절제술 없이 그냥 둬도 된다. 인공지능이 거치상 용종을 정확하게 진단해냈다는 것은 불필요하게 용종절제술을 하게 될 가능성을 낮췄다는 점을 의미한다.

변정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을 대장내시경 결과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며 “인공지능을 대장내시경 판독에 적용해 진단 정확성을 높이면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이고 환자에게 용종의 병리진단에 맞춘 최적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소화기내시경분야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인공지능을 다양한 내시경분야에 확대 적용하고 기술을 고도화해 임상 의사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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