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공식적 만남 제안했지만 아직 답변 없어…의협은 주중 회동 전망
박종혁 대변인, “전시 상황 의료기관 책임론 제기 황당…아낌없는 지원 먼저”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코로나19’와 관련 의료기관의 처벌에 대한 정부의 방침을 철회시키고자 질병관리본부(질본)에 공식적인 만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자 의료계 전역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귀책사유에는 분명하게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나 사실상 국가적 감염병 재난 사태에 혈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기관에 처벌을 운운할 시점이 아니라는 게 의협 측 입장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23일 질본 측에 공문을 보냈는데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이 돌아오진 않았다”며 “아마 주중 내로 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의협은 질본과 만남 이후에도 복지부와도 접촉해 ‘코로나19’와 관련 처벌에 대한 철회를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21일 “행정명령 위반한 요양병원에 대해 코로나19 집단발생 시 손배청구하고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구광역시는 요양병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 구상권 청구 등을 검토를 피력했으며, 경기도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한 병원에 형사 고발을 언급했다가 ‘엄중 경고’로 선회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직역을 막론하고 의료계 전역에서는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료진 전체의 사기를 짓밟고 있다”며 비판했다.

특히 의협에서는 정부의 의료기관 처벌에 대한 발표를 철회하지 않을 시 의료현장에 자원하고 있는 의료인의 철수를 권고하겠다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이러한 초강수에도 정부가 의료기관 처벌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자 의협에서는 우선 질본을 만나 현재 의료현장의 감염관리에 대한 현실적인 고충을 전달하고, 의료기관 처벌에 대한 철회까지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당장 정부는 의료기관의 처벌을 운운할 것이 아니라 응원과 격려를 해야할 때”라며 “마스크 등 방역물품은 제대로 지원하지 않으면서 집단감염 등 처벌을 말하는 것에 앞서 사과와 미안함을 가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잘못이 있다면 처분을 해야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당장 감염병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게 박 대변인의 설명이다.

박 대변인은 “사실상 전시 상황인 현 시점에서 정부가 의료기관에 책임론만 제기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조만간 질본과 만나 구상권 청구 등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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