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포괄지불제도 시범사업 평가 연구' 결과 공개…비급여 감소·병원 보상 향상 효과
연구팀, 진료비-재원일수 감소 등 효과 미비점 정책가산 지표 포함 필요성 제기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도입 10년을 맞아 실시한 종합 평가에서 비급여 감소를 통해 환자들의 보장성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포괄 참여병원의 건당 진료비와 재원일수는 대조군 병원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주를 통해 수행한 ‘신포괄지불제도 시범사업 평가 연구(연구책임자:신현웅 연구위원)’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2009년부터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실시 후 효과평가가 4차례에 걸쳐 수행됐으나, 2014년 이후의 민간병원 참여 등 변화가 반영된 평가는 부재한 상황임에 따라 필요성을 느껴 실시됐다.

신포괄수가제가 기존 진료비 지불제도가 가진 ▲효율성 ▲보장성 ▲의료 질 ▲공급자수용성 4가지 측면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된 만큼 연구팀은 이에 대한 효과를 중점으로 분석했다. 대상은 일산병원, 41개 공공병원, 14개 민간병원 3그룹으로 구성됐으며, 이들과 비슷한 규모의 병원·종합병원이 대조군으로 구성됐다.

◆비급여 감소로 본인부담 하락…중증질환 의료질 저하도 無

연구에서는 행위별 병원 대비 신포괄 병원에 입원한 환자의 본인부담 수준(금액, 비율)과 신포괄 도입 이후 연도별로 본인부담 비율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신포괄 참여병원의 보장률은 전반적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2018년 진료비 실태조사(건강보험)’ 자료를 바탕으로 행위별 병원과 신포괄 참여병원의 입원환자의 보장률을 비교해본 결과, 행위별 대비 신포괄 환자의 보장률이 약 8.6% 정도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행위별 병원 입원환자의 비급여 비중은 11.6%였던 반면, 신포괄 참여병원 입원환자의 비급여 비중은 3.7%로, 신포괄이 행위별보다 7.9%가 더 적게 나타나 비급여 비중 감소에서 보장률 차이가 기인한 것으로 나왔다.

또한 급성질환(급성기뇌졸중, 폐렴, 관상동맥우회술)과 암 질환(대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 지표를 통해 행위별 병원과 비교한 신포괄 참여병원의 의료 질 수준을 점검한 결과, 행위별 병원 대비 입원서비스의 질 저하 신호(signal)는 확인되지 않았은 것으로 나타났다.

◆ 공급자 수용성 측면: 정책 가산→보상 향상 따른 병원 수익 증가

신포괄수가제도는 공급자들이 적정 진료행태에 따라 적정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신포괄수가제에 참여하는 병원들의 수용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구에서는 병원 수익측면에서 보상수준이 기존 지불제도 대비 향상되었는지 살펴봤다. 특히, 신포괄지불제도는 행위별수가제와 달리 정책가산을 추가적으로 지급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책가산 반영 전후의 보상수준을 구분해서 제시했다.

현재 정책가산으로는 2019년 1월부터 정책가산 참여 인센티브(5%→6%), 공공성 인센티브(15%→9%) 최대 부여 상한치를 변경하였으며, 의료의 질 및 비급여 관리에 대한 정책가산 항목을 신설해 제공하고 있다.

분석결과, 2018년 기준, 정책가산을 포함하기 전에는 행위별수가 대비 신포괄수가제의 보상수준이 더 낮았다. 반면 정책가산을 포함했을 경우 행위별수가제 대비 신포괄수가제의 보상수준이 더 높았는데, 총 진료비 기준으로 최소 6.1%에서 최대 9.7%까지 더 높았으며, 포괄영역 기준으로 최소 13.1%에서 최대 18.2%까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효율성 측면: 진료비·재원일수 감소 효과는 물음표…“정책가산 모니터링 지표 포함해야”

연구에서는 행위별수가제 대비 신포괄수가제는 의료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신포괄 참여병원의 진료비 증가비율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신포괄 참여병원의 건당 진료비 수준 및 변화를 대조군 병원과 비교해보면, 신포괄 참여병원의 건당 진료비 수준이 대조군 병원보다 높은 공통적인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도 보정 전후, 정책가산 반영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도 신포괄 참여병원은 대조군 병원보다 건당 진료비 수준이 높은 양상을 보였다. 재원일수 분석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 대조군 병원보다 신포괄 병원의 재원일수가 더 높거나, 감소율이 더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보사연 연구팀과 신현웅 연구위원은 모니터링 지표 개선안을 통해 정책가산 지표에 진료비와 재원일수를 포함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효율성 향상을 위해 개별 의료기관이 진료행태 변화, 병원문화 개선을 할 경우 손실을 정책가사으로 보전할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연구에서 활용한 효율성 지표 중 진료비 변화, 재원일수 변화의 경우 지표가 가지는 중요성도 높을 뿐만 아니라, 향후 개선 필요성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해당 지표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정책가산 지표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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