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경인지역 최초 ‘마이크로바이옴센터’ 신설 운영
항생제 유발 장염 및 항생제 내성환자 치료법 개발 주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인하대병원이 마이크로바이옴센터(대변세균이식센터)를 개소하고, 이를 통해 장내세균과 연관돼 있는 다양한 질환의 치료 가능성에 대한 연구에 돌입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마이크로바이옴센터 의료진

인하대병원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센터는 올해 1월 1일 신설됐다. 임상시험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과 연관된 각종 질환의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임상에 응용하는 것이 센터 설립의 목적이다.

인하대병원은 이전부터 단계별로 센터 설립을 준비해 오고 있었다. 201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선두로 대변세균이식을 통한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레(clostridium difficile) 장염 치료를 시행했고, 이 외에도 항생제(VRE, CRE) 내성, 과민성대장염, 궤양성대장염 등에 대한 임상시험을 시행하면서 꾸준히 국내외 학회에 참여하고 논문을 발표해 왔다.

또한 소화기내과와 감염내과, 입원의학과 교수를 중심으로 대변이식술기법의 체계적인 표준화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및 연구정보를 수집했다.

사람의 몸 안에는 수천 억 마리의 장내세균이 존재하고 있다. 의학계는 장내세균의 불균형이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바이옴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 간 연관성 등을 분석할 수 있어 신약 개발 및 불치병 치료법 연구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분야다. 또한 식품, 화장품, 질병의 치료제 개발에도 사용될 전망이다.

다만 이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어, 제품 개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하대병원 마이크로바이옴센터는 마이크로바이옴에 관심 있는 원내 연구자와 함께 체계적으로 장내세균의 분석 및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대변세균 이식을 통해 현재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어 원내 감염으로 격리 수용된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레 장염(항생제 유발 장염)과 항생제 내성환자(VRE, CRE)의 치료 방법 개발에도 주력한다.

이 외에도 장내세균의 변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과민성대장염, 궤양성대장염, 비만, 당뇨, 치매, 아토피, 자폐증, 간질환, 심혈관질환 등의 치료를 위한 연구 및 임상시험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병원은 대변은행을 설립하고, 대변이식 준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자동화기기를 개발할 방침이다.

또한 대변이식 시술 시 침습적이고 힘든 대장내시경 검사를 줄이기 위해 약물처럼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캡슐을 제작하는 것도 마이크로바이옴센터가 해나갈 일이다.

장기적으로는 인체에 무해하고 각종 질환에 효과를 보이는 유익한 세균만을 배양해 상용할 수 있는 인공캡슐 개발이 목표다.

신용운 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장내세균의 균형이 붕괴되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장내세균 구성은 음식물 섭취와 생활방식, 위생상태, 약물복용 등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데 이 외부요인들을 줄여 균형을 잘 이루는 것이 건강유지의 비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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