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조사, 육상 토양과 과거 빙하 내 유기물 흘러든 탓

[의학신문·일간보사=이정윤 기자] 국내 연구진이 북극 스발바르 피오르드(협만)에서 수행한 공동 연구를 통해 지구온난화에 의한 스발바르 조수빙하의 빠른 후퇴가 피오르드 퇴적물의 수은 농도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과 극지연구소 그리고 포항공과대, 광주과학기술원, 고려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다른 5곳의 연구소가 참여했다.

전체면적의 60%가 빙하로 덮여있는 스발바르 군도는 따뜻한 북대서양 해류의 지류인 표층수가 북극해로 유입되는 북극해 관문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최근 일어나고 있는 지구 온난화에 매우 취약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극지연구소 연구책임자 남승일 박사와 국내공동연구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나라 ‘북극다산과학기지’가 위치한 스발바르 군도 3개의 피오르드(협만(峽灣), 빙하활동에 의해 형성된 좁고 깊은 만을 의미)에서 노르웨이 트롬소 대학 과학연구선 헬머한센호를 이용해 한국-노르웨이 국제공동탐사를 통해 해저 퇴적물 시료를 채취해 수은과 유기물 기원을 분석했다.

지난 100년 동안 조수빙하후퇴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스발바르 군도 최남단에 위치한 호른준드 피오르드에서 퇴적물 내 유기물과 수은 및 비소, 구리, 니켈, 아연, 크롬과 같은 중금속의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융빙의 과정에서 얼어있던 육상 토양과 과거의 빙하에 갇혀 있던 유기물들이 피오르드의 해수로 흘러 들어가면서, 이들 유기물과 수은이 결합하여 해저퇴적물에 쌓이는 사실을 밝혔다.

수은은 생물의 먹이사슬을 통해 최상위 포식자에게 흡수될 수 있으며, 고농도 수은에 노출될 경우 생물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치명적인 독성 효과를 나타낸다.

논문의 주저자인 김하련 박사는(국립해양생물자원관 생태보전실) “인간활동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영향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북극 피오르드 환경으로의 중금속 유출은 향후 이 지역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피해 현황과 복원 방안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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