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유형별로 입원·외래 차등 필요…의원급 외래 가산·병원급 입원 가산 합리적
정형선 교수, 의료기관 유형과 질환의 중증도·행위 유형·환산지수와 연계 동시 시행 제안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의료기관 종별 기능과 역할에 근거한 가산을 적용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도입된 종별가산제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

또한 3차 상대가치 개편과 맞물려 종별가산을 대표로 하는 수가체계 개편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종별가산 개편의 구체적 방안으로 의원에 외래 가산을, 병원은 입원 가산율을 각각 차등하는 방안 등이 연세대 정형선 교수로부터 제시됐다.

연세대학교 의료복지연구소는 지난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주를 통해 진행한 ‘종별기능 정상화 및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한 수가가산제도 개선방안 연구(연구책임자 정형선 교수)’ 결과를 공개했다.

우리나라의 상대가치점수제는 동일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동일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나, 지난 1977년 의료보험 수가 제정 시 종별가산제를 도입함에 따라 동일한 행위에 대해 종별 수가 차등이 발생하고 있다.

수가가산제도 중 종별가산 현황

현행 종별가산은 기본진료료를 제외한 처치 및 수술료, 검사료, 주사료 등 대부분의 행위에 대해 적용되며, 요양기관종별로 가산비율이 다르다. 가산비율은 상급종합병원 30%, 종합병원 25%, 병원 20%, 의원 15%로 적용된다.

종별가산은 요양기관의 규모에 따른 시설, 인력, 장비 등 투자비용의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도입됐다. 요양기관종별 기능과 역할에 근거한 가산을 적용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에서였다.

그러나 현행 종별가산은 요양기관의 역할과 기능보다는 병원의 규모에 따라서 입원과 외래 모두 종별가산 비율이 커지는 단순체계로,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에 기여하지 못하는 단점이 지적되어 왔다.

연구를 맡은 정형선 교수는 “1차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것이 적절한 진료도 3차 의료기관에서 더 높은 가산을 적용받으므로, 병원급 이상에서 입원보다 외래의 비율이 오히려 높게 나타나는 등 병원의 기능 및 역할에 종별가산제도가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형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병원급은 외래에서 진료행위료 수입 비중이 높은 반면, 의원은 입원에서 진료행위료 수입 비중이 높은 구조다.

이에 따라 정형선 교수는 의료전달체계 기능 분화와 합리화 및 행위 유형별 불균형 개선을 목표로 ‘동시에 수행이 필요한’ 4가지 종별가산 개편 방안을 제시했다.

◆ 의료기관 유형과 입원-외래의 연계=먼저 정 교수는 의원급에서 입원 진료비에 대한 가산율을 낮추고 병원급 이상에서 외래진료비에 대한 가산율을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시 말해 의료기관 유형별로 입원과 외래에 차등을 두어 종별가산의 일부를 기능가산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의원의 외래서비스와 병원의 입원서비스라는 1차목적의 정상화를 가져오겠다는 복안이다.

종별 입원-외래 연계 조정안

연구에 따르면, 현행 30%의 상급종합병원 가산율을 외래 20%, 10% 수준으로 각각 차등 조정할 경우 입원진료비에 36.6%, 43.1% 정도의 가산율이 책정됐다. 외래 진료비에 대한 가산율을 낮출 경우 입원진료비에 대한 가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의원의 경우 현행 15%의 의원 가산율 중 입원진료비 가산율을 줄이더라도 외래 가산율의 증가 폭은 크지 않았다.

◆ 의료기관 유형과 질환의 중증도(경증,중증)의 연계=정형선 교수는 병원의 세분화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전문성에 초점을 맞춘 종별가산 개편방안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는 전체 의료기관의 종별 분류를 보다 세분화하여 중증도에 연계하는 방안과 기존의 종별 구분을 활용하여 중증도에 연계하는 방안 두 가지를 제시했다.

전자의 경우 의료법을 기준으로 한 분류상 같은 종별 구분에 해당하더라도 실제 진료하는 환자의 난이도 및 중증도가 다를 수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새로운 종별 구분을 통해 의료기관 기능의 세분화를 촉진하고 이에 맞는 보상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후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의 지정기준을 개선하고 경증 수가를 인하함과 동시에 중증 ·심층 진료가 가능토록 하는 안을 가산제도에 반영하는 방안으로,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개선 ▲상급종병 경증진료 수가 인하 ▲ 중증·심층진료 위주 운영이 가능한 수가체계 도입 등 정부 계획과 연동해서 진행할 것을 정 교수는 제안했다.

◆ 환산지수와의 연계·행위 유형과의 연계=환산지수와의 연계는 환산지수로 인한 종별 수가 역전현상 개선에 종별가산 금액의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수가역전현상으로 인해 무너지는 종별가산율에 대해 의원과 병원의 환산지수를 일치시켜서 종별가산율을 산정하는 것이다.

행위 유형과의 연계는 종별가산을 기능가산으로 개편할 때 행위유형에 따른 차등을 기능가산에 녹임으로써 행위유형의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기여하는 방법이다.

정형선 교수는 “행위유형별 수지율을 근거로 의료기관 유형별 행위 구성을 고려한 의료기관 유형별 수지율을 산출하고, 전체 수지율과 의료기관 유형별 수지율의 상대적 차이를 종별가산 금액의 일부를 활용하여 보정함으로써 비용보상의 불균형을 개선한다“면서 ”이때 총 수지율을 참고해 종별 수지율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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