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약 조제·환자케어 등 본연 업무 ‘상실’·매출 관련 소비자 오해로 ‘끙끙’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정부가 약국을 공적마스크 중심 유통망으로 지정한 이후 마스크 5부제 등 제도들이 안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간보사의학신문은 그 간의 약국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서울 소재 A 약국 약사는 “마스크 판매로 인해 크게 체감했던 문제는 손님들이 줄을 서있으니까 병원손님이 처방전 들고 못 들어오시는 상황이 연출됐던 것”이라며 “그래서 병원에 처방전 손님 우선적으로 들어오셔도 된다고 안내 전화를 드렸다”고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했다.

A 약사는 “처방전이나 감기약 등 다른 업무로 약국을 방문하시던 손님들이 되돌아가시지 않도록 여러차례 안내했지만 줄이 있으면 거의 들어오시지 않더라”며 “환자를 대면하고 관리해야 하는 약사 본연의 업무를 하지 못 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든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B 약사 역시 “병원에서 수차례 전화와서 처방전도 줄서야 되냐는 문의를 받았었다”며 “병원손님들이 마스크 대기줄을 보고 다른 약국 가시는 경우도 많이 봤는데 마크스외 업무는 대기 하지 않아도 된다고 적어뒀지만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늘 아침에도 영양제 상담 손님이 오셨는데 마스크 때문에 기다리다가 그냥 가셨다”며 “약사들이 해야 하는 본연의 업무가 환자들의 건강에 대한 케어인데 그런 부분을 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처방약 조제와 복약지도 등 기존의 약사들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고민이 컸다는 지적이다.

또한 매출에 대한 오해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오후 6시부터 공적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는 B 약사는 “원래 오후 6~7시는 직원이 퇴근도 하지 못 할 정도로 퇴근길에 직장인들이 약국에 많이 들렀다”며 “그런데 마스크 구매 손님들이 줄서 있는 동안은 손님들이 들어오시지를 않아 그 시간 매출이 0이다”고 밝혔다.

매출은 줄어든 반면 소비자들의 시선은 달랐다는 것이 B 약사의 입장.

그는 “전 국민이 마스크 사입가를 알게 된 상황에서 약국이 마스크 한 장당 400원을 남긴다고 말하는 것도 속상하다”며 “구매자가 카드를 낼 경우 부가세, 카드수수료, 종합소득세 신고 등 여러 가지를 따지면 실제 마진은 100원도 안 될 수 있다. 이익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닌데 왜곡해 보시는 분들로 인해 화가 나기도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와 함께 마스크재고알림 서비스에 관해서 A약사는 “오늘 아침에 포털사이트에서 주변약국을 검색해서 오신 손님이 마스크를 미착용하셔서 잠시 밖에서 기다려달라고 안내했다. 그런데 기분이 나쁘다고 역정을 내시더라”며 “이후에 그 분이 해당 사이트 영수증 리뷰에 우리 약국이 신경질적이고 불친절하다고 글을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께 마스크가 공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힘든 상황에서도 견디며 하는데 이런 일들이 있을 때면 속상하고 힘이 풀린다”고 고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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