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각국 구매 경쟁, 자동차 등 타업계까지 '도움의 손길'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인공호흡기가 부족할 위험에 처했다. 특히 그동안 ICU 장비 투자에 실패한 영국이 심각한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고 세계 최대의 인공호흡기 메이커인 스위스 해밀턴 메디컬은 로이터를 통해 지적했다. 한대에 수천달러에 이르는 인공호흡기는 뉴욕주의 경우 3000대가 있지만 태부족이라고 주지사도 우려한 바 있다. 독일의 드라거도 독일 정부로부터 최근 1만대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통상 드라거가 연간 생산하는 규모다.

해밀턴도 보통 연간 1만5000대를 만들지만 그 양을 30~40% 올려 매일 80대씩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이탈리아에 400대를 배송했다. 이탈리아에서는 ICU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의 50%가 사망해 보통의 12~16% 사망률을 능가하는데 해밀턴에 의하면 필요 분량의 1/4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이번에 인공호흡기 5000대 입찰에 돌입했으며 해밀턴은 이미 중국, 미국, 터키, 프랑스로부터도 주문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의 한 스타트업은 3D 프린터로 병원에 무료 제공할 호흡기 밸브를 제조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2600건 이상의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해 약 100명이 사망한 가운데 기존에 5000대의 인공호흡기 재고가 있는데 정부는 더 나아가 포드, 혼다, 롤스 로이스 등 60개 이상 타업계 제조사를 향해 인공호흡기 등 장비의 디자인, 조립, 배송 등 제조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더불어 미국 백악관도 의료장비 증강을 위해 GE 및 포드와 협의 중이며 테슬라 역시 인공호흡기가 부족하다면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이탈리아 정부 또한 인공호흡기 업체 시아레 엔지니어링에 매달 160~500대 제조를 요청, 시아레는 이를 위해 페라리 및 피아트와 부품 제작, 조립 등 공조를 논의 중이다.

한편, 영국은 빈 호텔을 병원으로 이용할 방침이며 은퇴한 의사들까지 모집하고 있다. 또한 병원 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내며 3개월 동안 모든 비응급 수술을 취소시켰다. 이 가운데 유럽에서는 인공호흡기 수출 제한설마저 돌고 있다. 반면, 미국 국방부는 비축해 둔 500만 마스크 및 보호 장비를 풀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펜타곤에 따르면 2000대의 인공호흡기도 구비돼 있으며 시민들에게 코로나19 검사도 실시 가능하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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