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경제학 영향, 국내 의료IT 기업 손실 우려…‘GAFAM’ 리스크 대처 주목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지난 18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섰다는 외신에 보도가 잇따르며, 글로벌 기술혁신을 이끌고 있는 기업들이 대거 위치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현황에 대한 관심도 모아진다.

특히 지정학·경제학 관점에서 코로나19의 여파가 곳곳에 미치고 있다는 분석 속에서 국내 의료IT 기업들에게도 직간접적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현재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주목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최근 해외시장리포트를 통해 세계적 규모의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자리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지리적 위치인 캘리포니아 북서부에는 샌프란시스코가 있어, 직항으로 아시아의 많은 지역과 연결돼 지정학적 관점에서 미국 내에서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경제 인구 중 많은 수가 중국인을 차지하고 제조공장의 상당수가 중국에 위치하고 있는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미국 5대 우량 기업 시가 총액 변화. 자료 : STATISTA(2020.2.24)

실리콘밸리 대표 기업으로 흔히 ‘GAFAM’으로 알려진 미국의 5대 최고 우량 기업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코로나19가 본격적인 유행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식 시장에서 연일 큰 타격을 입었다.

이에 주요 IT 기업들이 중국 등 아시아 출장을 금지하고 재택근무를 장려하는 분위기를 마련하며 대처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결제 회사인 스퀘어는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장려하고 미국 내 필수적이지 않은 출장을 중단하라고 권고했고, 트위터는 모든 직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중요도가 높지 않은 출장 및 행사는 모두 중단 조치를 했다.

애플과 엔비디아도 아시아 및 이탈리아 등 코로나 확장 추세 지역으로의 출장을 금지 혹은 자제 요청한 상태이며, 구글은 지난달 28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이미 출장 제한한 중국과 더불어 3월 2일부터는 코로나가 확장 추세지역으로의 출장을 추가적으로 제한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의료AI(인공지능)와 VR, 원격모니터링, 앱 개발, 보안 분야 등을 비롯한 국내 의료IT 기업들에게 큰 손실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병의원 의료AI시스템을 수출하는 A사 대표는 “우리나라 보다 뒤늦은 확산에 현재는 온라인 미팅 일정도 한번에 잡기 어려울 정도로 정신없는 상태”라며 “융복합 클러스터 관련 양해각서(MOU) 부터 논의됐던 투자 건을 비롯해 의료 교육과 수술 지원을 각종 파일럿 프로젝트들도 무산될까봐 조마조마하다”고 하소연했다.

각종 테크 분야의 행사들도 취소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오는 5월 5일과 6일에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리는 개발자 회의 F8을 비디오 및 기타 콘텐츠를 스트리밍하는 것으로 행사를 대신한다고 밝혔는데. 3월에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글로벌 마케팅 콘퍼런스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한바 있다.

구글은 4월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글로벌 뉴스 이니셔티브 서밋을 취소하고 클라우드 넥스트(Cloud Next) 회의를 디지털 이벤트로 전환한다고 알렸고, 마이크로소프트는 MVP 서밋을 취소하고 네트워킹 이벤트를 온라인 전용 모임으로 바꿨다.

이를 바라보며 코트라는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각 주와 지역 연구소에서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절차를 간소화하고 미국 FDA는 검사자를 100만 명으로 늘릴 것으로 발표하는 등 의료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미국의 코로나19 관련 상황이나 정부정책을 모니터링하고 현지 지사나 무역거래 기업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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