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서비스와 보조제 처방, 안마의자 렌탈까지 “이탈 방지 및 취향 저격, 플랫폼 개발은 관건”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각종 IT와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 구매하는 조건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아닌 월 구독료를 내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신속하게 경험·체험하는 동시에 비용 경쟁력으로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소유라는 기존 소비행태를 넘어서는 트렌드였던 공유 경제(Sharing Economy)가 진화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헬스케어 분야에도 가미되며, 변화와 혁신을 향한 또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구독 서비스는 공유 모델을 적용하기 힘든 제품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먼저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5G의 보급과 함께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의료 서비스업 분야에 빠르게 정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기 구독으로 24시간 AI 건강검진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메디컬 스타트업 포워드(Forward)는 보험이 없어도 정기 구독(월 정액료 149달러)을 통해 24시간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첨단 장비와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다양한 질병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물론 AI 시스템 기술로 치료법 및 건강관리법을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건강 이력을 관리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포워드는 의사들이 세운 병원이 아니라 구글, 우버 등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이 함께 의기투합해 인공지능기술을 겸비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벤처 캐피탈 회사는 물론 에릭 슈미트(전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CEO), 마크 베니오프(세일즈 포스 닷컴 창업자 및 CEO)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여기에 포워드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개념이 아니라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데 초점을 두며 대상범위가 훨씬 광범위하고 보험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최신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신의 문 앞으로 찾아오는 ‘먹는 화장품’

또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경우 큐어업, FiNC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많은데 특히 이너뷰티라는 최신 트렌드에 발맞춰 tricot(토리코)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전 세계의 먹는 화장품 시장은 74억 달러 규모에 달했으며, 피부미용과 체질 개선 등에 관심이 많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큰 성장이 예상된다.

토리코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2019년 3월부터는 개인 맞춤형 구독을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FUJIMI 서비스를 개시했다. FUJIMI는 사용자의 피부 상태에 따라 건강 보조제를 처방해주고 이후 월 6400엔에 정기 배송까지 해준다.

한편 구독경제의 트렌드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LED마스크 같은 미용기기와 척추온열의료기기, 눈 마시지기 등 건강 관련 용품까지 다양했다. 대표 사례로 음파 진동 시스템 시장을 선도하는 휴테크는 최근 기아자동차와 협업하며 안마의자 구독 서비스 상품을 개발했다.

휴테크 관계자는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것은 물론 구독경제가 화두인 요즘, 이젠 법인 영업도 현물 세일즈가 아닌 정액 서비스 세일즈로 바뀌고 있다”며 “법인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영업망을 전략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손 쉬운 해지 막는 관심과 취향의 변화 감지 기술은 '필수요소'"

K9 차량 출고 완료 후 ‘프리미엄 릴렉스’ 프로그램을 통해 카이 S7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2주 이내에 휴테크 본사에서 직접 K9 구매자에게 안마의자 전문 배송과 설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36개월 동안 휴테크 카이 S7을 이용하는 비용은 기아자동차에서 전액 부담하며, 휴테크 본사에서 36개월 무상 프리미엄 AS를 제공한다.

이를 바라보며 의료IT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가입 해지’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서비스 해지가 가능하므로 사용자 이탈이 발생하기 쉽다는 점이 있고, 기업은 사용자의 이탈 방지를 위한 최선의 서비스 제공은 물론이고 이탈했던 고객이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용자 만족의 핵심은 개인의 특성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이는 헬스케어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피드백을 수집하고 관심과 취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지해, 좋아할 만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도록 앞으로 빅데이터 및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한 플랫폼의 개발은 필수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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