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여파, 실드마스크-방호복도 부족 “대책 체감 못해, 의료진 우선 공급 절실”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화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대학병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질병을 종식하고 치료에 전념해야할 일선 병원의사들 마저 마스크 공급이 끊길 수 있다는 걱정 속 때 아닌 아(아껴쓰고)·나(나눠쓰고)·바(바꿔쓰고)·다(다시쓰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도 나온다.

10일 다수의 국내 대학병원의 마스크 비축량이 최소 1주일에서 한달 치로 한계에 다다르며 고통을 받고 있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한지 50여일이 넘어가며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려감이 커지며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밤낮없이 관리부장들이 발로 뛰고 있는 케이스도 많았다.

경기 지역 A대학병원 홍보팀장은 “앞서 확보한 것이 있어 이달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이지만 제한적으로 아껴 쓰고 자제하라는 얘기가 많고,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중국산 제품을 많이 사용하던 초창기 때는 그나마 여유분이 있었지만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N95(방역마스크)를 며칠씩 말려 사용하고 일회용 수술 마스크를 쓰기도 한다. 마스크 뿐만 아니라 실드마스크, 방호복 등도 부족한 실정이다. 바닥이 나지 않도록 웬만하면 소독해서 재사용하면서 버티는 정도다.

병원 관계자는 “개별적인 수급에 목메고 있으며 병협에서도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장 체감되지는 않고 신청해도 100%로 지원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무료는 커녕 유상으로도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의료진에게 최우선적으로 마스크 등 의료 물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힘겨워하는 의료기관에 마스크와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등 자발적인 시민운동이 번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전하며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대구·경북 소재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고사리 손으로 만든 직접 만든 면 마스크와 소중하게 한푼 두푼 모은 돼지저금통, 간식 그리고 손 편지까지 전달했다는 미담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의료진들도 통 큰 기부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을지재단 박준영 회장과 을지대 홍성희 총장이 위기 극복과 확산 방지를 위해 대전을지대병원이 자리한 대전광역시에 1억 원, 노원을지대병원이 위치한 서울 노원구와 의정부을지대병원이 개원 예정인 경기도 의정부에 각 5000만 원, 경기도 동두천·연천·포천·양주 및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에 각 2000만 원 씩 지정 기부한 것.

또한 의정부시와 의정부의사회에는 마스크 2만 개를 현물 기증한다. 박준영 회장은 “지역사회가 겪는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금이라도 국민께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재를 출연하게 됐다”며 “을지재단 산하 기관들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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