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 미국 가이드라인 준용 '18세 이상 모든 성인' 선별검사 권고

[의학신문·일간보사=정민준 기자]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B형간염보다 더 높은 치명률을 보이는 C형간염 조기 진단 필요성이 강조되어 주목된다.

대한간학회(이사장 이한주)는 지난 2일 미국의학협회(AMA)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에 미국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USPSTF)에서 발표한 C형간염 검진에 대한 새로운 권고안을 토대로 '평생 한 번은 C형간염 검사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번 권고안의 핵심은 18세에서 79세 사이의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C형간염 항체 선별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 역시 조만간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 대해 일생에 한 번 C형간염 검사를 권고할 예정이다.

이미 미국간학회(AASLD)와 미국감염병학회(IDSA) 또한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 대해 C형간염 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이더라도 C형간염 감염 위험이 있다면 검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USPSTF는 중년 인구만 검진하는 것보다 더 젊은 인구를 포함해 조기에 C형간염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질병 확산을 차단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USPSTF의 조사 결과 C형간염을 치료한 경우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전체 사망위험은 60% 감소했고, 간질환 사망률은 89%, 간경변증은 64%, 간암은 71% 감소했다.

하지만 대한간학회는 “C형간염은 B형간염보다 만성화 경향이 더 크고 감염 3년 이후부터는 간암 발생률도 더 높지만 바이러스의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적 변이가 심해 백신 개발이 어렵고 국가건강검진에도 포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더욱 2015~2016년 다나의원 사태를 시작으로 원주 한양정형외과, 동작 서울현대의원 등 대규모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발발한 이후 국가검진에 포함해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효과적인 치료제도 없던 과거에 마련된 유병률 5%라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전히 답보상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30만 명이 C형간염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매년 약 2000~3000명의 신규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C형간염은 호흡기를 침범하는 코로나19와 달리 주로 간에서 장기간 증식하며 만성감염이나 간경변증, 간암을 유발한다. 간질환과 간암 사망 환자의 약 10% 정도가 만성 C형간염과 관련돼 있다.

학회의 따르면 C형간염은 진단 검사가 간단하고 매우 정확하다. 진단된 경우 8~12주간의 경구항바이러스제(DAA) 치료만으로 95%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또한 새로운 전염을 차단해 사회적으로 박멸이 가능하다. 대만은 이미 국가적으로 C형간염 퇴치 사업을 시작했고, WHO도 2030년까지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과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이한주 이사장은 “C형간염은 이제 완치가 가능한 시대가 됐다”며 “간단한 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며 “경구 약제로 완치가 가능하므로 본인이 감염 여부를 모르는 성인은 꼭 한 번 C형간염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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