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부족해 감염위험 노출…임대료 걱정·종사자 임금 지불도 어려워
환자는 줄었는데 지출은 그대로 ‘악전고투’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선 개원가들의 암흑기가 계속되고 있다. 마스크도 부족한 상황에서 지출 비용은 그대로인데 내원 환자까지 줄어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 일선 개원가의 설명이다.

4일 서울 시내 일선 개원가 등에 따르면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 대부분이 적게는 평소 대비 절반, 많게는 평소 대비 20% 수준까지 내원 환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환자들이 내원을 꺼린 탓이다.

실제로 내원 환자 수가 줄어들면서 의원 운영에도 타격이 크다. 특히 임대료가 가장 큰 문제다. 지역 내에서 오랫동안 개원한 개원의보다 대출 받아 최근에 개원,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개원의의 타격이 더욱 크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는 “환자가 거의 안 온다”면서 “특히 아이를 둔 부모들이 아이에게 (코로나19를) 옮길까봐 극도로 조심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야 오랫동안 이 자리에 있어서 임대료 걱정은 크게 없지만, 목돈 들여 임대료까지 꼬박꼬박 내는 개원의들은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느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한 개원의는 “따로 설명할 내용이 없다”면서도 “정말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한 마디만으로 상황을 정리하기도 했다.

수입이 줄어들면서 종사자 임금도 걱정이다. 한 정형외과 개원의는 “이대로라면 내 월급 안 가져가고 직원들 월급 주는 상황”이라며 “차라리 잠시 문을 닫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지만, 종사자들 또한 먹고 살려고 일을 하는데, 일을 못하면 어떻게 돈을 벌겠냐”고 지적했다.

부족한 마스크도 문제다. 현재 의사들이 이용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사장터는 매일 마스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일선 개원의들은 마스크를 사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며, 어렵사리 구매에 성공해도 재고 없음 등으로 실제 마스크 확보에 실패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말한다.

한 개원의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정말로 마스크가 없어서 진료를 더 이상 못하는 곳도 생기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면서 “있는 마스크 빨아 쓰고, 며칠간 쓰고 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환자의 마스크 미착용도 개원의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한 내과 개원의는 “환자가 마스크 착용을 안하고 들어와 ‘마스크를 착용하셔야 합니다’라고 얘기하면 ‘마스크를 안팔아 못샀다’는 대답이 돌아온다”면서 “없어서 못사고, 착용 못하는데 여기에 대고 내가 뭐라할 말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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