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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무너진 의료전달체계대구 주요 종합병원 수술실 가동률 급감 …중증환자 수술받기 힘들고-타지역 전원도 힘들어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이 전국을 강타한 가운데 국가보건의료시스템의 핵심인 의료전달체계가 왜곡을 넘어서 완전히 무너지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환자 내원부터 수술, 처치 후 모니터링까지 프로세스 전체가 무너지는 현상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이를 어떻게 이겨내야할 지를 살펴본다.

①전국을 떠도는 수술환자들

대구경북 수술실 가동률 ‘반토막’…대구경북 환자들, 응급수술만 타 지역서 받는 상황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대구경북지역에서 집중 발생하면서 지역 의료공백 또한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 중증환자를 포함, 당장 급한 중증 환자들부터 수술 및 처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실상은 지역 내에서도, 타 지역에서도 수술환자들은 사실상 갈 곳이 없는 상황이다.

 28일 일간보사 의학신문이 대구광역시 내 주요 종합병원의 수술실 가동률을 살펴본 결과 평상시 대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대 동산병원에 구축된 선별진료소의 모습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대응에 의료진이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가기 때문이다. 28일 오전 9시 기준 대구 지역 내 확진환자 수는 1314명으로 이미 정부가 급히 확보 중인 전국 음압 병상 숫자인 1077 병상(2월 기준)을 넘어선 수치다.

 지역 내 의료자원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반증하듯 27일 오전 10시 기준, 공보의 210명이 대구에 파견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또한 지원단을 꾸려 지원하고 있으며, 대구시의사회를 통해 의료지원에 동참한 의사들 또한 250명에 달한다. 더불어 정부가 지난 24일부터 대구지역에서 봉사할 의료인을 모집한 결과 27일 오전 9시까지 의사 24명을 포함, 총 490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많은 의료자원이 코로나19에 대응하다보니 수술실을 가동할만한 인력 자체가 없어 수술실이 비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구 지역 내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수술실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면서 “전부 다 선별진료소나 감염관리 파트, 호흡기 질환 대응을 일차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나머지 인원들도 기능 유지를 위한 업무에 투입돼 응급 수술이 아니면 수술 자체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다못해 응급 수술이라 하더라도 의료진의 감염을 막기 위해 수술 또한 ‘방호복’을 입고 진행해야 한다.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경과 또한 평상시보다 우월할 수 없다. 즉, 자원 투입이 평소의 배 이상이면서, 성과는 평소보다 밑도는 상황인 셈이다.

 다행히도 병원으로 찾은 환자 수도 감소해 아직까지 원내에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에도 우려를 표했다. 한 종합병원 외과 교수는 “아픔을 참는 건지, 진짜 환자가 발생 안하는 건지는 아직 모른다”면서 “병을 키워서 시기를 놓치게 되는 환자들이 분명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정형외과 파트의 골절 환자 등이 포함된다.

갈 데 없는 수술 환자들, 타 지역서 수술도 어려워

 지역 내에서 수술할 수 있는 길이 막힌 대구경북지역 내 수술 환자들은 ‘정부의 의료전달체계 방향성’을 무시하고 서울로, 다른 지역으로 수술 원정을 떠나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술 시도 또한 여의치 않다. 대부분의 타 지역 의료기관들은 대구경북지역에서 온 환자들을 엄밀히 말해 ‘철저한 검사 및 확인을 진행한 후 문제가 없음을 확정한 후에야’ 수술을 진행한다.

서울대병원 감염격리병동 의료진이 음압병동에 들어가기 위해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는 모습.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대구경북 환자들이 내원해 응급수술을 진행할 경우 방호복을 착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적은 지역임에도 불구, 아예 수술 자체를 가급적 미루라고 지시하는 병원들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 시내 상급종합병원 중 한 곳은 최근 회의 석상에서 당일입원수술시스템을 통해 대구경북지역 환자를 수술한 이슈가 도마 위에 올랐다.

 코로나19 감염과 무관하다는 반론도 있었지만, 경영진은 당분간 응급 수술과 급한 수술 외 일반 수술을 자제할 것을 다시 한 번 권고했다.

 대형병원들이 대구경북지역의 환자 수술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원내 감염 때문이다. 한 번 코로나19가 원내에서 발생하면 해당 의료기관은 무조건 문을 닫아야 한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미 원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은평성모병원은 대구 지역이 아님에도 불구, 이미 문을 닫은 상황이다.

 좀 더 비약적인 예를 드는 이들은 메르스 당시의 삼성서울병원 사례를 내세운다. 의료계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이전 경영지표까지 복구하는데 3년이 걸렸다”면서 “어떤 경영진이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수술 환자를 다 받아주겠냐”고 설명했다.

 아예 환자를 안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환자 거부라고 말할 수도 없다. 감염병 확산을 위한 조치로서, 확실한 안전이 담보된 상황에서의 의료행위를 하겠다는 의료기관의 입장을 막을 수 있는 관련 법령이 없다. 그나마 정부에서 의료법 제59조에 의거한 지도명령권을 발동할 수는 있겠지만, 이마저도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정책 기조와는 거리가 있다.

 결국 전달체계 구축의 관점에서 오갈데 없는 수술 환자에 대한 대비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대학병원 병원장은 “항암제 투여 스케줄 지연 이슈도 있고 시기적으로 필요한 수술이 지연돼 환자 상태가 위중해질 수도 있다”면서 “정부의 아이디어로는 한계가 있으며 의료계 대표 기관인 의협이 나서서 중재를 하지 않으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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