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의료기관 부담에 일부 적정성평가 경감 조치 놓고 내부 분석-검토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는 특별 조치 없이 기존대로 실시 계흭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 대응에 맞춰 정부가 의료기관들의 부담 경감에 나선 가운데, 심평원이 일부 적정성 평가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경감 조치 등의 검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들이 사활을 거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 있어서 정부는 아직까지 특별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자 이에 따른 일선 의료기관의 운영상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건강보험 급여비 조기지급 특례를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감염환자 치료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요양기관의 역량 집중 지원 차원에서 수가 차등제와 관련된 인력‧시설 신고 방안에 대한 개선 조치를 실시하는 한편, 당초 3월부터 실시 예정이었던 뇌·뇌혈관 MRI 집중심사 시기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도 의료기관들에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부담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의료질 관리를 위한 적정성평가에 대한 경감 조치가 특별히 없었기 때문.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선별진료소를 운영중인 A대학병원 보험심사팀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 및 선별진료소 운영으로 교수님들을 비롯한 의사들이 많이 차출된 상태”라면서 “저희 부서도 지표 점검 및 연락을 통해 평가에 대비해야하는데, 코로나19 사태에 3명 이상이 차출되어 발열체크를 진행하다보니 업무에 타격이 크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이 같은 의료기관의 요청을 반영하는 한편, 선제적으로 여타 적정성평가에 대해 경감 조치를 놓고 내부적으로 분석·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평가관리부 관계자는 “평가항목 단위 및 지표단위로 이번 코로나 사태에 영향을 받는 것들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다만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인정해야 할 것도 있고 분과위원회 및 외부에서 논의가 필요한 것도 있으며, 자료분석을 통한 영향도 파악해야 해서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 ‘종병 이상 의료기관 사활’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는 경감 계획 없어

적정성 평가와 달리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들이 사활을 거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 대해서 정부 관계자들은 아직 코로나19 확산을 감안한 경감조치 등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제4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 있어서 중증도 및 입원환자 비율 등에 대해 다년간의 데이터 수치를 올해 6월까지 병원들이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방 일부병원의 경우 폐쇄로 인해 환자를 받지 못하는 등 애로사항을 겪는 중이다.

심평원 의료자원실 측은 “현재 특별히 (경감 조치 등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전달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당장은 코로나19에 총력전으로 신경쓸 수 밖에 없다”면서 “어느부분까지 상급종합병원 평가에 반영하고 아닐지를 사후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병원계에서는 상급종합병원 평가에 대한 코로나 대응 반영 혹은 완화 조치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소재 대학병원 보험심사팀 관계자는 “선별진료소 운영 등에 있어서 의사 차출이 많다보니 중환자 전담전문의 지표 등에 대해 정리가 곤란할 정도”라며 “환자들이 외래오는 것도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보니 중증환자나 희귀난치 환자 수 지표에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감 혹은 완화 조치가 뒷받침돼야만 코로나 대응에 대형병원들이 전력을 다할 수 있다”면서 “정부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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