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회장 회견, '전쟁 중 장수 바꾸라' 초강수-정부 자문그룹 교체 촉구
감염환자 책임 아니다-중국입국 금지 거듭 주장

[의학신문·일간보사=이정윤 기자]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 최대집 회장이 24일 오후 긴급 회견을 갖고 코로나19의 확산책임을 물어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을 즉각 경질하고 현재 정부 감염병대책을 자문하는 그룹의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의협의 이같은 초강수 요구는 '전쟁 중 장수를 교체하지 않는다'는 사회통념에 반하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최대집 의협회장<가운데>이 24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최 회장의 왼쪽은 박홍준 부회장, 오른쪽은 방상혁 상근부회장.

최대집 의협회장은 이날 의협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 지역사회감염이 빠른 속도로 전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여태까지는 총체적 방역 실패인 것이다."며 "총체적 방역 실패의 책임을 물어 보건복지부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정부) 전문가 자문그룹의 전격적인 교체도 요구했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13일 대통령께서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집단행사를 연기하지 않아도 되니 방역조치를 병행해서 추진하라'고 권고한 것은 명백한 정부의 실수다"며 "대통령과 중앙사고수습본부가 오판하게 자문한 비선 전문가들이 있다. 이들이 지난 한달간 정부 방역 실패의 단초를 제공한 인사들이다"며 전문가 자문그룹의 교체를 요구했다.

의협은 중국발 입국 금지와 핵심의료보호장구의 중국반출을 막아야 한다고 정부에 거듭 요구했다.

최 회장은 "한 달 전인 지난 1월 26일부터 감염원의 차단을 위해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 금지 조치가 필요함을 무려 6차례나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오늘 이 순간까지도 대한의사협회의 의학적 권고를 무시하고 있다."며 "그 결과 대한민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코로나19 발생국가가 됐다"며 '중국발 입국금지'를 즉각 시행하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국내업체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약 900만개이나, 그 중 상당량의 마스크가 매일 중국으로 반출되고 있다."며 "이것을 막아 국민과 의료진에 마스크 등 보호장구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의협은 이날 정부의 총체적 방역 실패의 책임을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정부가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지역사회감염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주요 원인을 특정 종교 단체에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누군가에게 감염된 환자들이고 이들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타인에게 전파한 바가 없다." "이들은 보호받고 치료받아야 할 우리 환자들이고 대한민국 국민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이자 피해자인 이들을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는 극히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의협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소외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최 회장은 "정부는 대한의사협회와 코로나19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협업할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기는 한 것입니까?"라고 반문하고 "의협이 민관협의체의 필요성을 밝혔지만 아직도 아무런 답이 없다. 정부가 의협과 코로나19 감염병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국민 생명이 위태로운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정부만 바라볼 수 없게 됐다며 기존의 코로나 대책 특별위원회를 확대한 '코로나19 범의료계 대책본부'를 구성해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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