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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도별 전담병원 지정 1만병상 확보심각단계 격상·선제 차단→피해 최소화 이행…의료자원 징발·원격진료 추진 관철될 듯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선제적 조치를 명분으로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를 대응하는 정부와 의료계의 전략도 선제 차단 방식에서 피해 최소화로 이행되면서 사실상 ‘코로나19와의 전면전’으로 돌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23일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서 모두발언 중인 문재인 대통령. 출처는 청와대 홈페이지.

희생 각오한 ‘전면전’, 완화 전략 추진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 주제로 열린 범정부대책회의에서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정부는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한다.

 심각단계 격상에 따라 범정부 차원의 역량 결집을 위해 설치된 대책본부는,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한 집단행사 개최여부, 다중 밀집시설의 이용 제한 등 필요한 조치와 학교, 기업, 공공, 민간 단체의 복무, 환경, 활동 등의 조정 등 보다 폭 넓은 논의와 신속한 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국무총리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직접 맡은 전례가 없어, 본부를 어디에 꾸리고 어떻게 운영할지 현재 논의중인 상황이다. 운영 방식 등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체계가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이와 같은 조치와 함께 선제 차단에서 점차 피해 최소화를 염두에 두는 전략, 일명 ‘완화 전략’을 점점 강화시킬 계획이다.

 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 본부장은 21일 본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처음으로 ‘완화 전략 강화’를 언급했다.

 당시 박 본부장은 “검역 강화, 입국제한, 접촉자 격리 강화 등 코로나19의 유입 차단과 전파 방지를 위한 기존 조치는 지속 실시하되, 환자 조기발견, 의료기관 감염예방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21일 09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56명을 기록했으며, 급속히 확진자가 증가하던 시점이었다.

 학계 또한 비슷한 입장이다. 범학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책위원회는 23일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기 몇 시간 전 자료를 통해 “지금까지의 봉쇄 전략에서 효율적인 피해 최소화 전략으로 전환을 위해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할 것을 정부에 권고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감염격리병동 의료진이 음압병동에 들어가기 위해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는 모습.

 완화 전략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환자가 생겨나고 있는 상황에서 확산 방지만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부교수는 “봉쇄에서 완화 전략으로 가는 것이 칼로 물 자르듯 가는 게 아니고, 이제는 노출되는 것을 어쩔 수 없다”면서 “(심각 단계로 가는 것은)전국적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예방의학 전문의)는 “봉쇄전략은 국가가 어떻게 유입을 막을 것인가, 진단키트를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이며 봉쇄전략 부분은 국가나 의료기관이 하고, 뒷부분 완화전략으로 가면 전 국민이 동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위생 철저와 의료기관 이용 방식, 만성질환자 등의 대중시설 출입 자제와 유증상시 등교 중지 등이 해당된다.

의료계는? 의료 자원 징발·원격진료 적극 추진 가능성

 그간 코로나19 대응에 앞서왔던 의료계는, 심각 단계 격상으로 인해 대응 수준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병상 자원 재분배 등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의료 자원이 징발이 이어질 예정이다.

 당장 정부는 23일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중증환자 치료 음압병상 지속 확충,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시도별 전담병원 1만병상 확보, 국가 전담병원 지정과 병상·인력 확보계획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병상 확보 및 활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경증환자 치료를 위해 시도별 전담병원을 지정해 1만 병상 확보를 추진한다.

 지역사회 확진환자가 다수 발생할 것에 대비, 전국 지방의료원, 공공병원 등 43개 기관을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오는 28일까지 전체 환자를 타 기관으로 전원조치토록 소개 명령을 지난 21일 시달했다.

 지역 전담병원 외 추가 병상 확보를 위해 국립중앙의료원과 국군대전병원을 국가 감염병전담병원으로 지정해 입원 중인 환자를 전원 중이며, 국립마산병원, 대구보훈병원,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영주·상주적십자병원 등 국·공립병원에 대해서도 전담병원 지정을 추진 중이다.

 특히 대구지역의 경우 공공병원, 군(군의관·간호사), 공보의 등 공공 의료인력 162명과 의료진 보호장구·진단검사장비 등이 지원된다.

 의료전달체계의 한시적 변화도 예상된다. 우선적으로 정부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경우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 상담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할 예정이다.

 전화상담 및 처방은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의료기관 이용의 한시적 특례 인정하는 것이라는게 정부 측 입장이다.

 특히 정부는 대상 기관을 ‘모든 의료기관’으로 규정, 의사의 판단이 중요하다는 전제 하에 전화로 상담, 처방해도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처방전은 팩스로 환자가 지정한 약국에 전달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관련 근거는 보건의료기본법(40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 44조 보건의료 시범사업)을 근거로 시행한다.

 비단 정부뿐만 아니라 일부 의료기관에서도 원격진료의 한시적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최근 정부와 국립대병원 간의 간담회에서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는 국민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감염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의료적 판단에 의한 전화 상담·처방 등 의료기관 이용을 줄일 수 있는 긴급조치가 현장에서 작동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에서 발표한 전화상담 및 처방을 전면 거부하며 회원님들의 이탈 없는 동참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 이행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해 정부와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격진료뿐만 아니라 대리 처방 또한 활성화된다. 정부는 취약계층이 감염병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가격리자, 만성질환자, 노약자, 고위험군 환자 등의 경우 의사의 의료적 판단을 바탕으로 대리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대리처방 대상은 같은 질환에 대해 계속 진료를 받아오면서, 오랜 기간 같은 처방이 이루어지고, 의료인이 해당 환자 및 의약품 처방에 대한 안전성을 인정하는 경우에 가능하다. 세 가지 조건 모두 충족해야 한다. 비용은 진찰료의 50%가 지급되며 24일부터 적용된다.

 의료기관 내원 방식도 이원화된다. 정부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병원지료를 받을 수 있도록 비호흡기 환자와 완전히 분리된 호흡기 환자 전용 진료구역을 운영하는 ‘국민안심병원’을 도입할 계획이다. 국민안심병원은 현재 신청접수 중이다.

 의료기관 내에서는 환자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신규 폐렴환자는 입원 전이나 중환자실 진입전에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응급실에 내원하는 의심환자는 분리된 공간에서 진단검사를 실시한다. 유증상자는 선별진료소를 이용하게 된다.

결국은 ‘누가 오래 버티냐’

 결국 심각 단계로의 격상은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급격한 자원 고갈 없이 얼마나 잘 버틸 수 있는가’로 귀결된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한꺼번에 발생하면 중국 우한처럼 어려워질 수 있어 완화전략을 통해 피크를 늦추고 천천히 끌면 총 발생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백경란 이사장은 이어 “의료 자원이냐 인적 자원 물적 자원이 제한적이기에 의료나 사회가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면서 “사회적 역량을 총결집한다는 각오로 대응하고 한마음으로 차분하게 전사회적 역량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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