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발열 증상, 무조건 보건소로 보내…응급 환자도 이력 체크부터 ‘우선’

환자 및 방문객 증상 체크를 진행 중인 서울대병원 내부 전경.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의료계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일선 대형병원들이 상급종합병원 평가기간임에도 불구, 강력한 감염 대응을 위해 병원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최근 원내 및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를 시행,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이 발견되면 보건소 등 선별진료소를 거치도록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14일 이내 중국 및 해외 지역사회 유행국가를 방문한 환자에 한해 선별진료소를 통해 검사해오던 방식이었다.

그러나 아직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연이어 발생하자 서울대병원 측은 감염관리를 강화, 아예 호흡기 증상과 발열환자를 다른 환자들과 적극 분리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병원은 원무 수속과 병동 입원 관련 안내를 받을 때 각각 한 번씩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입원 예정 환자는 우선적으로 입원 연기를 검토하고, 폐렴 증상이 있는 응급 환자는 별도의 폐렴선제격리병동에 입원 조치하고 있는 것.

정승용 진료부원장은 “밀집된 공간인 병원으로부터 지역사회에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호흡기 질환이 의심된다면 우선적으로 인근 보건소를 이용해 필요한 검사를 받고, 부득이 병원 방문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위생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한다”고 밝혔다.

다른 병원들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영남대병원은 방역당국의 권고에 따라 응급실을 포함, 병원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인원에 대해 발열 체크와 호흡기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다.

영남대병원이 위치한 대구광역시의 경우 지난 18일 31번째 확진자가 발견된 지역이다.

특히 환자 이력이 확인이 어려울 수 있는 응급실 내원 환자 또한 무조건적으로 선별진료소를 거쳐 증상 유무를 체크하도록 한다는 것이 영남대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같은 일선 대형병원의 강력한 방역 대책은 원내 감염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어떻게든 차단해야 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혹여 코로나19 확진자가 원내에서 발생한다면 병원 입장에선 치명적이어서, 차라리 발열 환자를 받지 않는게 낫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환자들 입장에선 일선 의료기관의 이러한 조치로 인해 병원 문턱이 높아진 셈이다.

발열 증상만 하더라도 발열성 바이러스 감염질환이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대상포진, 바이러스성간염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며 결핵, 장염, 요로계 감염 등 세균성 질환도 발열성 감염질환에 포함된다.

류마티즘, 염증성 대장염, 뇌경색 등 여러 가지 기전으로 인해 발열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 다른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이 선별진료소를 거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병원 관계자는 “원내 (코로나19) 환자 발생은 곧 기관 폐쇄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차라리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지금은 오직 생존에 모든 것을 다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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