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 폐렴 환자 전수조사 실시…보건소, 의료기관 업무 범위 재편 검토

정은경 본부장이 지난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잠시 소강상황에 들어갔던 국내 코로나19 발생 국면이 29번째 환자 발생으로 인해 방역당국에 긴장감이 다시금 감돌기 시작했다. 환자가 거쳐간 의료기관 응급실이 폐쇄됐으며, 정부는 원인불명 폐렴 환자에 대해 해외여행력과 무관하게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1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16일 오전 9시 기준, 추가 확진환자 1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29번째 환자는 15일 흉부 불편감으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심근경색 의심 하에 진료를 받던 중, 영상검사 상 폐렴 소견을 발견한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했고, 16일 양성으로 확인됐다.

특이할 점은 29번째 환자는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고 진술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29번 환자는 확진자의 접촉자로 관리되고 있던 환자도 아니었다.

또한 일주일 정도 전에 마른기침을 하는 수준이었고,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을 방문했을 때 가슴통증이 주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진료와 검사가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치의의 설명으로는 호흡기 증상이 별로 없었다는 증언도 있다.

종합하면 ‘감염력을 알 수 없는 고령의 폐렴 위험군 환자, 즉 코로나19 감별이 어려운 환자’를 일선 의료기관이 무방비로 받아들인 케이스라는 것이 의료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또한 브리핑에서 답변을 통해 “지금 코로나바이러스도 있지만 인플루엔자 같은 호흡기감염병, 또 소아에서는 RSV라고 하는 여러 가지 호흡기감염병이 유행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부분에 대한 감시나 조사나 이런 부분들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 원인불명 폐렴 전수조사 카드 꺼내나

29번째 환자의 감염원이 확실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자, 정부는 빠르게 원인불명 폐렴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은경 본부장은 “폐렴 전수조사에 대해서는 호흡기학회나 감염학회와 세부범위, 시행하는 방법 등에 대해 전문가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면서 “정리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별진료소 기능과 관련, 보건소와 의료기관의 업무 범위 재편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경 본부장은 “현재 의료기관, 특히 국가지정 격리병상 의료기관에 환자가 집중되다 보니 피로가 누적되고, 또 중증환자들이 병상을 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뭔가 의료기관 간의 역할분담을 좀 더 명료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보건소의 선별검사하는 기능을 좀 더 강화하고 또 국가지정 격리병상은 확진자와 중증환자를 중심으로 보게 하고, 그리고 중간에 의심환자를 볼 수 있는 병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중수본 자원관리팀 지자체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선별진료소에 투입되는 장비 지원을 위한 예비비 233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환자 조기발견을 위한 진단검사 건수를 2월 말까지 1만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검사기관 또한 80개로 늘어난다.

아울러 요양병원·시설 등 취약시설에 대해서는 외부 방문이나 면회를 제한하고, 종사자에 대해서는 중국 및 해외 주변국에 다녀온 뒤 14일간 업무를 배제하고 또 기침, 발열 등 관련 증상이 있을 경우 검사를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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