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 임상시험 타격…中 매출 및 공급문제도 위험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 등에서 제약, 의료기, 병원 등 헬스케어 업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는 CRO 및 임상시험으로 지목되고 있다. 로이터에 의하면 현재 세계 제약 임상시험 중 1/5이 중국에서 이뤄지는 가운데, 미국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 상 우한에서만 500개 시험이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에서 제약개발을 돕는 에버레스트 메디슨에 의하면 이미 병원들은 임상시험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연구기관인 디메드 바이오파마슈티컬 등에 따르면 노바티스 등의 새로운 시험 개시가 늦춰지고 있고 우한에서는 중단된 임상시험도 목격되고 있다.

아울러 현지 CRO에 따르면 환자들은 이동을 통제받거나 감염이 두려워 병원에 가지 못하는 등 환자 등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암젠, 노바티스 등이 아시아 시장을 노려 시험 비용이 낮고 많은 환자에 접근할 수 있는 중국에 큰 투자를 단행하는 등 다국적 제약사와 중국 생명공학사 사이에 합작 및 거래는 작년에만 100억달러 규모에 달했다.

이와 함께 무디스는 제약사 가운데서 분야에 따라 다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만일 바이러스 사태가 오래간다면 브랜드 제약사들은 중국에서 혁신약 수요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되면 길리어드·애브비·J&J 등 항바이러스제 및 백신을 개발하는 업체의 경우 세계의 정부가 제품을 비축하며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반면, 제네릭 제약사의 경우 많이들 중국산 API 의존하고 있어 공급 문제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 이미 시플라 등 인도의 제네릭 제약사 가운데서는 중국 내 휴가 연장 사태로 공급 제한을 우려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인도 제약사들이 공급 저하 가운데 API를 비축하며 그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항생제와 비타민 API를 주로 중국에서 생산 받고 있어 우려된다. 이에 비해 암닐, 마일란, 테바 등은 많은 API를 미국과 유럽에서 생산하는 만큼 공급 타격으로 반사 이익이 기대된다. 즉, 중국 외의 국가로부터 공급을 받는 제약사는 경쟁 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틈을 타 시장 점유를 높이고 가격도 올릴 수가 있다.

또한 화이자, J&J, 바이엘, 머크, 로슈 등의 신약은 중국에서 크게 제조되지 않기 때문에 별 공급 타격은 없을 관측이다. 다만,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등 급하지 않은 환자는 감염 우려로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조제하기 꺼릴 수 있어 신약은 단기적 타격을 받을 수는 있다. 더불어 중국에서 코로나 발발에 따른 제약사의 휴가 연장 및 대면에 제한으로 영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례로 MSD의 경우 중국과 아시아 시장을 위한 제조만 중국서 하지만, 작년에 중국서 키트루다와 가다실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58% 급증한 바 있다. 그렇다 해도 미국 제약사들의 매출 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자리수 비율 정도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그리고 CDC가 미국에서도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며 감염예방 가이드 등 의료 시스템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병원에도 여파가 생길 수 있다. 병원의 경우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할 경우 입원 기간에 따라 더욱 수익적인 선택적 시술이 취소될 수 있고 인건비는 증가하므로 마진에 압박을 받을 위험이 있다.

또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널리 퍼질 경우 병원 가운, 마스크, 장갑, 감염 예방 키트, 호흡기 등의 제품 수요 증가로 카디널 헬스, 오웬 & 마이너, 바이에어 메디컬 등에 수혜가 예견된다. 이에 비해 의료기 업체 중에서도 중국서 제품 공급을 받는 보스톤 사이언티픽, BD, 애보트 등은 타격을 입을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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