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마진 고가 항암제 4~8% 수준 예가…경합품목도 만만치 않아
의약품유통업체간 치열한 경쟁 전망…낙찰시 이익은 불투명

[의학신문·일간보사=김상일 기자]1510억원 규모의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 시장을 놓고 의약품유통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섣부른 투찰을 진행할 경우 수억원대의 손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간보사·의학신문이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 리스트를 분석한 결과 총 의약품 규모는 1510억원이며 경합품목 중 80%, 단독품목 중 50% 이상 가격이 하락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독품목의 경우 다국적제약사들의 마진이 1~2% 수준인 의약품의 예가가 4~8% 수준에 잡혀 있어 이들 품목을 제약사와 교감없이 낙찰시키면 수억원대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경우 평균 마진이 2% 수준인데 예가는 6.6%에 잡혀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키트루다 연간 사용금액이 51억원으로 현재 예가로 낙찰시키게 되면 약 2억원의 손해를 봐야 한다.

이외에도 산디문 86%, 미쎄라 46%, 프로그랍 24%, 포스테오 56%, 스텔라라 22%, 아일리아 13%, 솔리리스 8%, 키트루다 6.6%, 에글란딘 48%, 타그리소 4.6% 가량 가격이 하락되어 있다.

이들 제품은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대 품목으로 현재 예가로 낙찰시키더라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손해를 봐야 한다.

보통 국공립병원 의약품 입찰 시장에서 단독품목의 예가 낮아 낮찰시키더라도 경합품목 계약 과정에서 손해를 어느정도는 커버할 수 있었지만 올해 입찰에서는 경합품목의 예가도 낮아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원외 처방이 이중으로 잡혀있어 굳이 무리한 가격으로 원내 코드를 잡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에 경합품목의 예가가 1원짜리는 없고 안플라그 94%, 아마릴 92%, 울트라셋 90%, 리피토 86% 액토스 88% 포사맥스 87%, 조코 80%, 리리카 70% 가량 가격이 하락되어 있다.

이처럼 예가가 낮아 수억원대 손해가 예상되지만 의약품유통업체간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여 낙찰 업체들이 이익을 챙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그만큼 의약품 입찰 시장이 경직되어 있지만 업체들간 경쟁이 치열해 이번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 결과가 올해 입찰 시장의 행방을 어느정도는 전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유통업체 관계자는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 시장은 규모도 적당해 의약품유통업체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예가가 낮아 낙찰시 수억원대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분당서울대병원 의약품 입찰 결과가 올해 입찰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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