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안전성과 성공률 재차 증명…이승규 석좌교수 “신속대응과 중환자관리까지 다갖췄다”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말기 간질환을 앓고 있는 절체절명의 중증 환자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온 서울아산병원이 세계 처음으로 한 해 동안 500례가 넘는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승규 석좌교수가 연간 500번째 간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모습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지난해 12월 26일 말기 간부전으로 투병중인 황씨(73/여)에게 아들의 간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2019년 한 해 세계 최초 간이식 수술 505례 달성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고 10일 밝혔다.

현재까지 6,7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기록하고 있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 8년 연속 연 300례 이상을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연 400례 이상을 2019년에는 5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돌파하면서 간이식 수술의 높은 안정성과 성공률을 다시 증명했다.

말기 간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이자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은 간이식 수술은 1992년 뇌사자간이식 수술과 1994년 생체간이식 수술을 시작으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현재까지 6,700여 명이 넘는 말기 간질환 환자들에게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지난 1999년 1월 간이식을 받는 환자에게 좌엽보다 크기가 더 큰 우엽의 간 기능을 극대화해 이식 수술의 성공률을 크게 향상시킨 ‘변형우엽 간이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수술로 한 해 30례에 그치던 생체간이식 수술이 100례를 넘기며 성공률도 당시 70%에서 95%를 넘는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2000년 3월 세계 최초로 성공한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은 기증자 2명의 간 일부를 각각 기증받아 동시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이승규 교수가 개발해 서울아산병원이 주로 시행하는 고난도 수술법이다. 이 수술법으로 기증자 조건에 맞지 않아 간이식이 불가능했던 500여 명 이상의 말기 간질환 환자들이 새 삶을 선물 받을 수 있었다.

간이식팀은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들을 제외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98%(1년), 89%(3년), 88%(10년)라는 뛰어난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생체간이식이 뇌사자간이식 보다 기술적으로 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성과다.

또한 5,500명 이상의 간 기증자들 중 단 한 건의 사망이나 심각한 합병증 없이 모두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증자 복강경 수술을 통해 최소 절개 간 절제술이 이뤄져 흉터를 최소화 하고 있다.

"중증 환자 위한 다양한 수술법 개발, 기증자와 수혜자 영역 넓혀"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을 가능하게 한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까다로운 성인 환자에게서만 현재 세계 최다인 650건의 이상의 수술을 기록하고 있으며, 성적 또한 혈액형 적합 간이식과 동등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한 해 50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말기 간질환을 앓고 있는 절체절명의 중증 환자들을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수술법을 개발하면서 기증자와 수혜자의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간질환 환자의 상태를 빨리 파악하고 중증 환자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표준적이고 체계적인 수술법, 수술 후 집중적인 중환자관리까지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췄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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