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병원 원내 행사 전면 금지…교수들 국내외 학술활동 자제 권고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중국으로부터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국내 의료계 각종 행사들이 ‘올스톱’되는 분위기다.

전국적으로 대부분 대학병원들은 원내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교수들의 국내외 학술활동까지 자제할 것을 권고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원내에서 진행되는 자체적인 컨퍼런스나 외부인사를 초청하는 학술대회, 건강강좌 등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있다.

다만 교수들의 학술활동의 경우 사실상 모두 통제가 불가능하기에 자제를 요청하는 수준에서 지침이 내려지고 있다. 각 대학병원마다 지침이 달랐지만 대동소이했다.

우선 서울아산병원은 교수들에게 국내를 포함해 중국 등 아시아를 포함한 동남아까지 학술행사 참석 제한을 권고한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보다 구체적으로 교수들에게 중국, 마카오, 홍콩, 태국, 싱가폴, 일본 등 국가에 대한 출장 자제 지침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학교병원도 2월에서 3월까지 중국을 포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9개국에 방문하지 말라는 지침을 교수들에게 전달했다.

이들 대학병원은 명시한 국가 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국에 대해서도 가급적 방문을 자제할 것도 요청했으며, 부득이하게 방문이 필요한 경우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건국대병원, 중앙대병원 등 대부분 대학병원도 마찬가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지역사회 확산을 방지하고자 자체적 행사를 통제하고, 교수들의 활동도 제한하고 있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원칙적으로 원내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며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이 많은 사람이 모이는 학술대회나 특히 해외학회에 참여하는 것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국내 각종 학술단체에서도 학술대회 일정을 연기하고 있으며, 해외학회도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한안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는 무기한 연기됐으며, 오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대한비만연구의사회 춘계학술대회도 6월 14일로 연기됐다.

◆의사단체 정총 잠정 연기 혹은 축소 운영=의사단체들도 1년 중 가장 중요한 행사인 ‘정기 대의원총회(정총)’ 등을 잠정적으로 연기하거나 축소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먼저 서울특별시의사회 산하 25개구 의사회 중 6곳은 정기총회를 잠정 연기하거나 서면결의로 대체하고 있다.

우선 중랑구의사회와 서초구의사회 2곳은 정총을 잠정 연기했으며,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 △은평구 등 4곳은 서면결의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나머지 19개구 의사회는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의사회 관계자는 “한 해 살림살이를 돌아보는 정총에서 예결산을 하는 만큼 취소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의료계 내부적으로 모든 행사를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나머지 의사회도 정총 일정에 대한 확실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각 시도의사회 중 유일하게 2월 중 정총을 개최하는 대전시의사회의 경우 내부적으로 정총을 연기하거나 서면으로 결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정관상 정총의 연기는 가능하나 서면결의가 가능한지에 대한 규정이 없어 확실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대전시의사회는 의협 측에 자문을 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시의사회 김영일 회장은 “대전시에서 2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자제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고, 내부적으로도 정총을 연기하거나 서면결의로 진행하자는데 합의점을 찾았다”며 “다만 정관상 의협의 의견을 들어보고 12일 의장단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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