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감염 확인 불구 국가적 방역 대응 여전히 미흡…메르스 사태 실수 반복 우려
후베이성 국한 감염 위험지역 중국 전역 확대 물론 항만도 항공 동일 검역 관리 적용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中 우한 폐렴)’와 관련 정부의 뒤늦은 정보 공개와 폐쇄적 행정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부의 중국 입국자 전수조사 진행과 접촉기준, 확진자 동선에 관한 소통 부재 등 정보의 혼선으로 제대로된 방역체계가 가동되고 있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中 우한 폐렴)’과 관련 4번째 담화문을 통해 정부 측에 신속·투명한 정보 공개를 당부했다.

이날 최 회장은 “질병관리본부의 소통 부재와 비밀주의, 뒤늦은 정보 공개와 폐쇄적 행정 등 모습을 보여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메르스 사태의 경험 속에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라고 피력했다.

즉 공중보건 위기대응과 위해소통에 대한 전문가의 부재 등 과거 메르스 사태와 같이 실패한 것은 아닌지 즉각 방역예방관리체계를 점검해야한다는 게 최 회장의 주장이다.

최 회장은 “일선 진료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럽기 때문에 정확하고, 투명한 방역예방관리 매뉴얼과 지침, 그리고 국민이 소상하게 알 수 있는 ‘접촉자’ 기준 등 대국민 관련 정보를 민관합동으로 조속히 마련해 공개해야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협은 정부가 후베이성으로 국한한 감염 위험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해 전방위적인 원천적인 감염원을 차단하는 등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해야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가 지난 2일 중국 후베이성을 2주 이내 방문했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대한민국 입국 금지시킨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대책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의협 측 판단이다.

최 회장은 “후베이성은 중국 당국이 해당 지역을 봉쇄한 상태이기에 이번 입국 제한의 실효성이 없다”며 “감염병 방역 관리의 첫 번째 중요한 원칙은 유입 차단인데 방역 외적인 요인을 고려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한 우리 국민의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중국에서 유입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제한적 전파를 넘어 지역사회로 전파됐는데 이는 적색으로 구분되는 ‘심각’ 단계에 해당된다”며 “위기상황의 극복을 위해 범정부적 총력 대응을 요하는 단계”라고 조언했다.

특히 의협은 단순 항공뿐만 아니라 감염병이 유입될 수 있는 항만 입국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검역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의협 박홍준 부회장은 “그동안 감염병에 대한 관심이 항공으로만 몰린 것이 사실”이라며 “의협 차원에서 정부 측에 항만 또한 항공과 동일한 수준으로 검역 기준이 확립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 회장은 “의료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하고 있다”며 “정부가 부디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철저하게 대응하고, 하루 빨리 감염병을 종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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