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차 감염 잇따라 발생…접촉자 인지 전 대응 방안·우회 입국 체크 시스템 ‘부재’
진료 시 비말로 인해 감염 가능성 커…‘비(非)호흡기 진료과 의료진 감염 사례 나올 수 있다’ 경고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3차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의 근심도 커졌다. 당장 검역 단계에서의 체크만으로는 지역 사회 확산을 막기 어려워져 좀 더 강력한 방역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 질병관리본부의 발표 등을 종합하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3차 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차 감염 확진자는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환자(3번 환자)와 식사를 한 지인(6번 환자)의 가족이다.

6번 환자는 3번 환자와 1월 22일 식사를 한 이후 1월 26일 3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의 기간, 즉 22일부터 26일까지 약 5일간 활동에 전혀 제약을 받지 않았다. 그나마 6번 환자는 27일 접촉자 통보를 받은 후 자가격리조치해 지역 사회 전파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또한 1월 31일 각각 10번 환자와 11번 환자로 분류된 6번 환자의 가족은 환자 진술을 통해 증상 발현시간을 특정할 수 있지만, 감염 전파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이와 관련, 10번·11번 환자는 10번 환자의 증상 발현 이후 함께 지인의 집과 미용실을 방문했다.

즉, 최대 1월 22일 이후부터 6번 환자의 가족 동선 경로가 전부 방역 대응 범위가 되며, 접촉자 모두 능동감시자 혹은 격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는 10번·11번 환자 해당 시설은 환경소독을 완료한 상태다.

급속히 확대되는 방역 범위, 일선 의료기관 대응 어려워

이같은 상황은 오는 환자를 막을 수 없는 일선 의료기관에게 재앙과도 같다.

선별 진료소를 포함, 일선 의료기관의 경우 기존에는 DUR·ITS 안내로 그나마 대응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더 넓은 잠재위험과 맞닥트려야 한다.

일단 12번 환자처럼 중국→일본→한국으로 입국하는, 일종의 우회입국은 현재 ITS 안내 대상이 아니다.

다만, 공항 등 출입국 체크 당시 여권 확인이 이뤄지는 경우 일본에서 입국했다 하더라도 중국에서 출발했음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하루 수십만에 이르는 입국자들을 모두 체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즉, 우회입국자들은 사실상 중국에서 입국했음에도 불구, 관리대상이 되질 못하는 것이 현재 시스템이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확진환자 접촉자 또는 동일항공탑승객까지 포함하는 수진자조회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접촉자로 확인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

확진자와 접촉한 상황은 대부분 확진자가 자신이 확진자임을 인지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므로, 접촉된 사람이 방역당국으로부터 접촉자로 분류되려면 △확진자 판별→확진자 동선 파악→접촉자 통지 및 전산 입력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의료진 입장에선 ‘전산으로 확인되지 않은 이 환자가 나중에 접촉자로 확인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과천 연세스위트치과병원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방역활동 연습훈련. 사진 출처는 연세스위트치과병원 블로그.

특히 진료 의사에게 접촉자(일지도 모르는 환자)를 진료하려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문진 단계에서 환자와 근접할 수밖에 없는 의료진, 특히 이비인후과와 안과, 감기 진료를 보는 대부분의 로컬 의원들은 비말 (침이나 땀, 눈물 등이 물방울 형태로 흩날리는 경우)이 눈이나 얼굴, 점막 등에 닿게 돼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한 안과 전문의는 “사태 확산이 지속되면 비(非)호흡기 진료과 의료진이 감염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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