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보훈병원, 강민주 신경과장 “노인만의 질환 아닌 젊을 때부터 관리해야하는 질환”

[의학신문·일간보사=진주영 기자] 일반적으로 ‘치매’라 하면 알츠하이머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렇다면 치매를 알츠하이머라고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치매는 병명이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를 일컬으며,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천천히 진행하는 인지 장애를 뜻한다.

치매 중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 치매가 알츠하이머형 치매인 것이다. 하지만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들을 사후 부검한 결과, 환자의 60~90%가 다양한 뇌혈관 병변을 동반하는 ‘혼합형 치매’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의학신문·일간보사는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강민주 과장<사진>을 만나 치매 치료에 대한 최신 지견에 대해 알아봤다.

신경퇴행성 질환 + 혈관성 질환 = 혼합형 치매

혼합형 치매는 ‘두 가지 이상의 병인에 의해 발생한 치매’를 뜻한다. 한 환자에서 알츠하이머형 치매, 루이체 치매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 혈관성 질환이 공존하는 것을 뜻한다. 혼합형 치매 중에서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혈관성 치매가 결합된 형태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혼합형 치매의 진단 과정은 먼저 MRI·PET·CT 등 뇌 영상 검사를 통해 열공 경색·뇌허혈 병변·뇌 위축 등을 확인한 후, 환자의 임상 양상과 신경심리검사를 거쳐 진행된다.

치매 치료제는 승인된 약물이 제한적이다. 혼합형 치매를 위해 별도로 승인된 약물도 없어 주로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에 승인돼있는 약제를 기본으로 처방한다. 필요에 따라 혈관성 질환이 있는 경우 혈관성 질환 치료제를 추가로 처방한다.

현재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는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입증된 도네페질(아세틸콜린분해효소 저해제), 메만틴(NMDA수용체 길항제) 등을 사용한다.

치매에는 완치 개념이 없으며, 현재 치매 치료제로 사용 중인 약물들도 치매 초기 인지기능을 약간 향상시키거나 치매 진행을 늦추는 정도다. 해외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인 약제들은 뇌에 생겨난 변화들을 없애거나 낮아진 인지 기능을 다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면 치매, ‘왜’ 걸리는 걸까

치매는 퇴행성 뇌질환이기 때문에 갑자기 발병하지 않는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정의도 ‘천천히 진행하는 인지 장애’다. 물론 뇌 경색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로 간혹 갑자기 발생하기도 한다.

강민주 과장은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치매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있지만, 진료 현장에서 만난 환자들 중에는 교육 수준이 상당히 높은 사람들도 많았다"며 "교육 수준 외에도 유전적 요인, 평소 식습관, 고혈압·당뇨·고지혈증·청력 저하 등의 기저질환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말했다.

혼합형 치매 결국 ‘예방’이 최선···운동이 가장 중요

혼합형 치매에 대한 병인을 살펴보면 결국에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치매는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젊었을 때부터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중앙보훈병원 신경과 강민주 과장은 "치매는 더 이상 노인만의 질환이 아니다"라며 "젊었을 때부터 오랜 기간 동안 관리해야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을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특기 혼합형 치매 환자들은 혈관 질환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혈압 조절, 혈당 조절, 고지혈증 조절 등으로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혈관성 치매를 동반한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가 혼합형 치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심장과 혈관 질환에 대한 전반적 위험요소에 신경써야한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최초로 발표한 ‘치매 위험 관리 가이드라인’에서는 생활습관적·사회활동적·인지활동적·의학적 측면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통합적 치매 관리를 강조한다.

강민주 과장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료진으로서 가장 권고하는 치매 예방법은 ‘운동’이다"라며 "운동은 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동반 질환부터 체중 관리까지 도움이 되며 활발한 사회 활동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울증 해소까지 모두 해결해줄 수 있는 활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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