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600여명 확진자 발생, 이중 17명 숨져…중국 관광객 유입 국내 감염 확대 ‘노심초사’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23일(오늘) 인구 대이동이 시작된 가운데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중국 우한 폐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571여명(1월 23일 오전 12시 기준)이 우한 폐렴으로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중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 우한시에서는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지역을 떠나지 못하도록 권고했으며, 현재 대중교통과 항공편, 열차 등 교통망도 중단시킨 상황이다.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우한 폐렴이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태국에서 4명, 미국, 대만, 일본, 한국에서 각 1명씩 확진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23일 오전 9시 기준 확진환자 1명을 제외한 유증상자 21명은 음성으로 판명돼 격리가 해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것은 설 연휴기간 해외여행객 등 인구이동이 많아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관광객으로 인해 감염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설 연휴기간(1월 24~27일) 전후로 총 103만9144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13만명이 달할 것으로 예측돼 감염경로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

반면 국내 A여행사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으로 출발하는 여행상품의 취소율이 현재 20%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감염병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대변해주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란?=의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원래 독감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가벼운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에 하나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중에서도 중화인민공화국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중동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이 높은 전염력과 치사율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번 우한 폐렴도 일반적인 감기에 걸려 독감으로 위독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스,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코로나바이러스로 밝혀졌다.

지난 2003년 중국 사스와 2015년 메르스는 모두 ‘박쥐 독감’으로 시작됐으며, 이번 우한 폐렴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스의 경우 중간숙주가 ‘사향고향이’, 메르스는 ‘낙타’, 우한 폐렴의 경우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우한 폐렴 전파력·치사율 아직 예측 불가능=의료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한 폐렴의 전파력과 치사율은 아직까지 제대로된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다.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사실상 감염 전파력을 따지려면 유행이 끝나고 확진 환자와 더불어 경미한 증상자까지 항체검사를 통해 얼마나 노출·감염이 됐는지 따질 수 있다”며 “폐렴의 중증도라던지 현재로서는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분위기로는 ‘우한 폐렴’이 코로나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강했던 ‘사스’와 비교적 낮았던 ‘메르스’ 사이 중간 정도 수준으로 예측된다는 게 엄 교수의 설명이다.

엄 교수는 “우한 폐렴 전파력은 현재까지 공개된 환자만 보면 사스와 메르스 중간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이번주가 지나봐야 구체적인 예측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현시점에서 치사율의 경우 예측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라며 “지속적으로 확진자, 의심환자, 사망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분모와 분자가 바뀌는 시점에서 계산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본서 감염 확산 방지 총력 약속…예방 수칙 등 배포=질본에서는 보다 방역체계를 공고하고자 의료기관과 국민들에게 주의 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우선 질본은 국민들에게 중국을 방문하는 국민에게 현지서 동물 접촉, 전통시장 방문, 불필요한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할 것과 발열, 기침, 숨가쁨 등 호흡기 증상자와의 접촉을 피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감염병 예방을 위해 손씻기나 기침 예절을 준수하고, 호흡기증상자가 의료기관 방문 시 반드시 마스크 착용한 채 해외 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려줄 것도 당부했다.

아울러 질본은 의료기관에 응급실 내원환자 대응 관련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초기에 선별 과정에서 해외여행 이력을 확인하는 등 의료인 감염 예방 수칙 준수도 전달했다.

질본 관계자는 “우한 폐렴 감염증 조기발견과 확산차단을 위해 국민과 의료계의 협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중국 춘절기간동안 입국자의 증가로 감염 발생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지역사회 대응체계 중심으로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로 확산하고 있는 '우한 폐렴'의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23일(이하 현지시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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