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와 정종은 같은 술인가?

[의학신문·일간보사]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사케를 정종(正宗)이라 표현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명백히 잘못된 명칭으로, 일제 강점기 시대 부산을 중심으로 사케를 유 통하던 회 사 중 에 정종이란 표기를 쓰던 회사가 있었고, 이것이 크게 히트하면서 브랜드명이 상품명으로 잘못 굳어져 사케는 정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더불어 일본 전국시대의 무장인 다테마사무네(伊達政宗)가 정종의 원조라는 정보 또한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한국에서 일제 강점기 동안 정종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상표로서 유명한 것이 3가지였다. 일본의 유명 사케인 사꾸라 마사무네(櫻正宗)를 만드는 야마무라(山邑)주조회사는 1625년에 창립되었다. 이 회사가 1907년에 부산에 야마무라주조 부산지점을 개설하고 사꾸라 마사무네를 생산하였다. 또한 마산 이시바시(石橋) 양조장에서 大典正宗을, 인천 양조장에서는 瓢正定을 생산하였다. 또한 일본의 기꾸 마사무네(菊正宗)하는 유명 브랜드를 만드는 회사인 혼카노(本嘉納) 상점이 1912년에 부산에 혼카노 상점 부산지점을 개설하여, 일본에 수입한기꾸 마사무네 판매를 시작하였다. 이 상표 속에 들어가 있는 정종이라는 단어가 한국에서는 사케 즉, 청주를 일반적으로 정종이라는 말로 사용되게 된 것이다.

일본 사케에서 상품명에 正宗이 들어가 있는 것들.

애초에 정종의 어원 자체는 일본 효고현에 위치한 양조장 사쿠라마사무네(櫻正宗)의 대표자 야마무라 타자에몬(山邑太左衛門)이 새로운 레이블의 이름을 구상하다가 방문한 사찰의 책상에 놓인 불교경전 ‘임제정종(臨済正宗)’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차용했다는 것이 현재의 정설이다. 정종(正宗)이란 한자 자체가 일본어로 발음하면 세이슈(セイシュウ)가 되는데, 이는 청주의 일본어 발음인 세이슈(セイシュ)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 때문이었는데, 정작 마사무네(マサムネ)라고 읽는 경우가 더 많아서 후자의 형태로 정착되었다.

메이지시대에 상표등록제도가 생기면서 마사무네(正宗)를 정식으로 상표로 등록하려는 시도가 있긴 했으나, 숱한 양조장에서 이미 ‘마사무네’라는 상표를 많이 쓰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이 마사무네를 최초로 사용했던 사쿠라 마사무네 입장에서는 참 억울하게도, 보통명사로 취급받았고, 그 덕인지 현재는 가장 유명한 키쿠마 사무네(菊正宗), 야마가타 마사무네(山形正宗) 등 수많은 레이블이 활발히 영업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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