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서울의료원장, 간호사 태움 사건 책임지고 사임…앞서 제안한 병원발전 제안서 서울시 수용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퇴임 의사를 밝힌 서울의료원 김민기 의료원장이 퇴임 전 서울의료원의 장기발전을 위한 방안을 서울시에 건의했으며, 이에 서울시는 수용 의사를 전달했다고 서울의료원은 밝혔다.
앞서 김민기 의료원장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故 서지윤 간호사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며 사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퇴임이 20일로 예정된 가운데, 김 의료원장은 의료원장직을 내려놓기 전 서울시에 의료원 장기발전 방안을 전달했다.
김 의료원장이 건의한 의료원 장기발전 방향은 ▲직원 임금 인상 ▲‘직원행복동' 신축 ▲응급의료센터 증축 ▲공공암센터 추진 등이다.
이 같은 김민기 의료원장의 제안에 대해 서울시는 서울의료원의 컨설팅 및 노사협의 후, 2021년 임금인상을 추진하는 방안을 수용했다. 유사 동종기관 대비 격차를 보이는 부문을 집중적으로 보완하여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속적인 환자 증가로 진료 및 업무, 복지 공간이 부족한 현실을 반영해 직원 기숙사, 휴게실, 어린이집, 교육시설, 행정부서 업무공간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진료인원, 병상가동률, 공간활용 등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서울시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위한 응급의료센터 증축을 진행하기로 했다. 신속한 진료와 감염관리를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 구축으로, 향후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시 중증 응급환자를 포함하여 서울 동북권역의 응급환자를 체계적으로 진료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암센터도 단계적으로 추진되어 중증진료 인프라를 확보하게 된다. 암 환자와 지역 내 의료수요는 증가하는 추세인데 반해, 서울의료원 내 방사선 치료 시설이 없어 타 병원으로 전원이 많은 실정이다.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로 이어지는 암 치료의 연속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방사선종양학과를 신설하고 방사선 치료 선형가속기를 도입하여 공공암센터를 2021년 구축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현행 채용절차를 개선해 인력공백 및 업무부담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각종 평가 수검에 따른 업무과중을 효율적으로 간소화한다.
한편 서울의료원은 15일, 김민기 의료원장의 퇴임식을 진행했다.
김민기 의료원장은 퇴임식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신축 이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개발, 메르스 대응, 6년 연속 공공병원 운영평가 1위, 안정적인 재정 운영까지 직원 여러분의 손길,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며 “25년간 자랑스러운 서울의료원의 구성원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모든 것이 행복하고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한 해 어려운 일과 갈등으로 병원이 힘들었지만 상처를 잘 치유하고 더 좋은 일터가 될 수 있도록 화합할 수 있길 바란다”며 “저의 퇴임 이후의 병원 지원에 대해서도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은 만큼, 모두가 합심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공병원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민기 의료원장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 박사 취득 후, 1994년 신경과 전문의로 서울의료원에 첫 발을 들였다. 신경과 주임과장, 교육연구부장, 기획조정실장, 신축총괄부장, 의무부원장을 역임하고 2012년 서울의료원 의료원장에 임명되어 총 25년간 서울의료원에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