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충혁 이사장, 5대 중점 과제 발표 “공정한 심사와 자문 문화 및 안전 진료환경 조성 박차”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대한정형외과학회는 1948년 창립 후 6.25 사변으로 소멸이 됐다가 1956년 다시 정회원 9명, 준회원 9명의 뜻을 모아 다시 창립이 됐다.

이제까지 수많은 어려움과 시련이 있었지만 이를 다 극복하고 현재는 정회원 7273명, 준회원 958명의 거대한 학회로 큰 발전을 이뤘다.

더 나아가 정형외과 분야에서 세계 유수 논문 게재수가 5위권 안에 드는 훌륭한 학회로 자리매김 했으며, 이렇게 발전이 되기까지에는 선·후배 동료 회원들의 열성과 노고가 있었다.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최충혁 대한정형외과학회 이사장(사진·한양의대)은 최근 의학신문/일간보사와 만난 자리에서 “대를 이어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는 개인적 명예와 함께 60여 년간의 영광과 성장을 거듭해온 전통을 잘 지키면서, 한 걸음의 전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와 동시에 학회의 발전을 이어가기 위한 올해 중점 사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먼저 대한정형외과학 교과서 개정판과 장해판정 해설서 출판 사업을 완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생명보험과 관련된 의료자문들을 의료심사자문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함으로써 공정한 의료심사와 의료자문 문화를 정립하도록 할 계획이다.

학회는 지난해 추계학술대회에서 생명보험협회와 ‘공정한 의료자문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맺기에 앞서 약 3개월간 시범사업을 시행해왔는데, 보험사들이 의료자문을 통해 보험금 지급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생보업계가 의료자문단 풀(pool)을 구성해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로 했던 움직임에 일환이다.

작년 3월 대한도수의학회에 이어 두 번째로 생명보험사 내 정형외과 분야의 의료자문 수요가 많은 점을 고려했다. 양 단체는 의료자문업무의 효율적 수행 외에도 건전한 보험문화 확산과 올바른 의료 질서 확립을 위해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불필요한 민원 발생 방지 및 소비자 권익 보호도 이뤄질 전망이다.

"새로운 기기와 술기 맞는 수가 재평가 절실"

대표적 난제인 저평가돼 있는 정형외과 관련 수술 수가와 중증도의 개선을 요구하겠으며, 각종 근골격계 관련 급여화 사안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최 이사장은 “(수술을) 할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큰 벽을 느끼는데, 새로운 기기와 술기에 맞는 수가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기존 수술방법과 수가에 메여있으면 안되고 보다 세분화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전쟁 속에서 시작된 만큼 다른 진료과에 비해 수술이 직접적이며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수가 체계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단순하다는 지적이다.

병원계의 최대 관심사인 상급종합병원 대표 지정 기준 항목인 ‘중증도 평가’에 대한 소신도 눈길을 끌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유지하려면 중증도가 높은 암이나 심·뇌혈관 환자 비중을 대폭 늘리는 반면 중증도가 낮은 환자는 자의와 타의로 줄여야 하기 때문.

그는 “‘암’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중증도 부분에서 지나치게 집중된 부분이 분명히 있고, 환자 상태와 중요도 등으로 나눠야 한다”며 “국민의 입장에서 의료의 급여화에 중점을 둔 문재인 케어가 좋을 수는 있겠지만, 정부는 병명이 아닌 환자를 먼저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신입 전공의들이 정형외과 전공의 수련과정에 수월하게 적응하고, 대한정형외과학회 준회원으로서 자부심을 갖을 수 있도록 신입 전공의 오리엔테이션 과정을 신설하도록 할 계획이다.

학회의 주요 숙원사업 중에 하나인 대한정형외과학회 영문학회지 CiOS의 SCI 등재는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이사장은 “정형외과학회의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이며 학회지도 높은 수준을 자랑하지만 SCI 등재가 안 돼, 국내의 우수한 연구 자료들이 해외 학회지에 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SCI에 등재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움직임 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화에 성과는 직전 학술대회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지난해 개최된 제63차 국제학술대회는 28개국에서 총 150여 명의 해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글로벌 학문 공유는 물론 현재 정형외과학의 연구·발전 동향 등을 논의했고, 참석자 규모는 3000여명을 육박했다.

고관절·척추·족부 등 10개 정형외과 세부 분야의 자유연제 522편과 포스터 232편 및 8편의 비디오 전시를 비롯해 15개 분과학회에서 주관하는 각종 강좌도 진행됐다.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목표, 대국민 메세지 지속 전달 방침

한편 지난해 10월 의료계에 큰 충격을 줬던 서울 소재 대학병원 내 환자 흉기난동에 의한 정형외과 의사의 엄지손가락 절단 사건을 상기하며,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각종 조치에도 학회는 힘을 집중할 예정이다.

앞서 학회는 ▲의료기관 내 발생하는 신체 폭력 및 폭언 등에 대한 처벌강화 ▲배상이나 보상을 목적으로 한 진단서 및 의무기록 수정 강요 원천 금지 등을 성명서에 담았다.

의료기관 내 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는 진료현장 전반에 적용돼야 하고, 의료인·간호조무사 및 의료기사 외 의료기관 직원에 대한 폭력 역시 동일하게 처벌돼야 하며, 의료진의 안전보장을 위한 시설·인력 등이 마련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기본적으로 진료실에 위험성을 환기하는 포스터 부착을 비롯한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최충혁 이사장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서도 정형외과학과 학회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들이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음을 모두는 잘 알고 있다”며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묵묵히 시스템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고, 이춘기 회장을 비롯해 이사진들과 열정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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