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독성 및 골수 기능 억제 등 예상 밖 부작용 발현 가능성 제기

[의학신문·일간보사=김민지 기자] ‘펜벤다졸’과 같은 계열의 약제들이 꾸준한 수요속에서 품귀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인들이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논란은 2016년도에 소세포폐암을 진단받은 조 티펜스라는 사람이 항암치료를 진행하면서 ‘펜벤다졸’을 복용해 완치가 된 것을 자신의 블로그에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펜벤다졸 성분의 강아지구충제 '파나쿠어'

펜벤다졸은 강아지 구충제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말기암 환자들에게 한줄기의 희망이 된 것이다.

하지만 보건의료인들의 입장은 이와 상반되는 분위기다.

약사 A씨는 “약을 사용하는 데 있어 사람에게 사용한 경험과 결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효과나 부작용 등이 입증되지 않은 약을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펜벤다졸의 경우 구강으로 복용했을 때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며 “성분이 흡수가 잘 안 되다보니까 항암효과를 가지기 위해서는 소량이 아닌 고용량을 먹을 수밖에 없고 이럴 경우 간독성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전문의료인 역시 ‘펜벤다졸’이 사람을 대상으로 나온 약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전문의료인 유튜버는 “‘펜벤다졸’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약제가 아니기 때문에 부작용들이 생길 수 있어서 가장 우려가 된다”며 “실제로 다른 약제를 동반하지 않고 펜벤다졸을 복용했던 환자가 간독성이 생겨 응급실에 갔던 데이터가 있다”고 사례를 언급했다.

이와 함께 “동물 시험 독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 중에 하나가 골수기능 억제인데, 골수 기능 억제가 나타나게 되면 다른 치료를 하지 못하게 된다”며 “즉 차후에 치료해 볼 수 있는 약제를 쓸 수 없어서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펜벤다졸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어떤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제언.

실제로 관련 단체들도 여러 차례 펜벤다졸을 항암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지 않도록 권고해왔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펜벤다졸은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며 복용을 고려하는 환자는 담당 주치의와 상담할 것을 당부했으며, 대한약사회는 허가·확인되지 않은 효과를 기대하고 구충제를 사용하는 것이 의심되는 경우 다량판매 등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국립암센터는 지난 9일 구충제의 항암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추진했으나 준비단계에서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