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대표 뉴스 - 자매지 일간보사
상단여백
HOME 기획연재 기획특집
[신년특집] 위기의 중소병원 어떻게 해야 하나?중소병원 회생 의료전달체계에 달렸다!

경증·중증도 질환자 정부 지원·관리 강화돼야
커뮤니티케어 활성화-대국민 신뢰 홍보 필요

정영호
대한중소병원협회 회장
한림병원 병원장

- 정영호 대한중소병원협회 회장 / 한림병원장

[의학신문·일간보사] 우리나라의 보건의료공급체계 내에서 중소병원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전국이 단일진료권인데다가 환자가 모든 종별의 의료기관을 이용하는데 거의 제한이 없고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환자의 부담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는 현재의 의료공급시장 상황이 그 원인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국민들의 신뢰 때문인지 중증질환의 환자뿐만 아니라, 경증 그리고 중등도 질환 환자들까지 몰려가는 대형병원과 지역사회의 환자들과 인간적 유대감을 형성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의원급 소형의료기관 사이에서 입지(포지셔닝)가 애매한 중소병원들의 생존여건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더욱이나 최근 5~6년 전부터 극도로 악화된 간호사인력난과 최근 2~3년 사이에 심화되고 있는 진료과장 구인난으로 인해 그나마 운영 중인 중소병원들조차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가 한 마디로 쉽게 표현하는 ‘중소병원’이라는 범주의 의료기관은 범위가 매우 다양하고 기능적인 측면에서 동일한 특성을 가진 의료기관이라고 할 수 없는 수많은 의료기관들을 포함하고 있다.

최상단의 대형병원인 상급종합병원과 의료공급의 최소단위라 할 수 있는 1차 의료 무병상의원 사이에는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한 대학병원을 위시해서 병상을 운영하는 전문의 의원까지 기능적으로 광범위하고도 어중간한 의료공급 영역이 존재하고 그 영역에서 무차별적인 무한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의료공급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간영역의 모든 의료기관들은 자신들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특성화를 꾀할 수밖에 없고, 그들의 노력이 어떤 경우에는 의료의 발전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서 의료의 왜곡을 심화시키는 쪽으로 작동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환자와 의료인력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의 배후에는 이러한 의료왜곡을 심화시키는 요인들에 대한 환자의 불만이 숨어있으며, 이는 곧 지역의 병의원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가 국민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6일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주최하고, 의협이 주관한 ‘한국의료 진단 및 발전방향 모색 토론회’에서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에 대한 문제점과 위기의 중소병원을 살리기 위해 지역우수병원 지정기준 마련 등이 의료전달체계 개선안도 제시됐다.

물론 그 중에는 주위환경에 알맞은 자신만의 특성화로 환자에게 사랑받고 의료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는 몇몇 중소병원이 있지만, 최근 환자들의 의료기관 이용 현황을 뜯어보면 지역의 중소병원들은 간호사도 없고, 의사도 구하지 못하고 환자도 줄어드는 3중고에 시달리는 반면, 대형병원에는 경증환자와 중등도의 환자가 몰려서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가 제 때 입원하기도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비효율적이고 낭비적인 의료의 공급 및 이용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의료공급체계의 허리역할을 담당하는 지역중소병원들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잃어버린 지역 중소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를 어떻게 해야 회복할 수 있을까?

혹자는 최근 다시 논의가 시작된 의료전달체계개선TF에 큰 기대를 하면서 ‘환자들이 1차-2차-3차 순서대로 진료를 받도록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매우 단순한 주장을 펴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의료이용체계는 접근성과 편리성 면에서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사례로 여겨지고 있고, 너무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의료쇼핑이니 의료남용이니 하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동안 자유롭게 의료기관을 이용하던 국민들에게 의료기관의 이용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고 의료기관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자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 대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복지부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문제점을 △낮은 보장성 △비합리적인 의료이용 및 공급 △지역간의 의료격차를 세 가지 문제점으로 꼽고 그 해결방안으로 △건강보험보장성 강화 추진 △의료전달체계 개선 추진 그리고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 중 세 번째 문제인 지역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발표한 것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 대책’이다.

그 기본방향은 첫째는, 지역별로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의료자원을 지정·육성하여 지역 내 필수의료를 위한 의료기관(지역우수의료기관)을 지정하고 마땅한 의료기관이 없는 경우에는 공공의료를 강화한다는 방안이고, 둘째는 지역의료기관간 협력 거버넌스(책임의료기관)를 구축하여 권역·지역 단위의 의료기관 간 협력을 추진하며, 셋째는 전국을 17개 중진료권 단위로 나누어서 정책관리를 하겠다는 방안이다.

복지부가 지역의료 강화 대책을 발표하자 많은 중대형 병원들은 책임의료기관과 우수의료기관 지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이 정책을 통해 수혜를 받아야 할 대부분의 중소형 병원들은 정책에서 소외되어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전전긍긍하는 모양이다.

필자는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의료 강화 대책’이 지나치게 협소한 개념으로 설계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문제의 본질은 1차·2차 의료기관이 주를 이루는 지역 의료공급 생태계에서 공급자 간의 협력과 역할분담을 통해 얼마큼이나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 주민들의 신뢰를 얻어내어 경증과 중등도 질환에 대해 지역 내에서 의료이용을 완결하게 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뜩이나 극심한 경쟁상황에 책임의료기관과 우수의료기관 지정이라는 또 다른 경쟁의 장을 만들어 중소병원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지역의료가 제대로 강화되고 중소병원들이 의료전달체계 상의 허리역할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케어의 활성화와 더불어 지역 내에서 1차 의료와 2차 의료 간에 협력을 하면 지금보다 훨씬 유리한 생존환경이 되도록 의료전달체계를 설계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협력을 통한 경증 및 중등도 질환의 진료결과가 대형병원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도록 지원과 관리가 필요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 또한 필요할 것이다.

최근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복지부의 의료전달체계개선 정책들이 소통과 공감을 통해 잘 다듬어져서 다가오는 2025년 우리나라 초고령사회를 대비하여 의료기관과 국민 모두에게 상생의 장을 펼쳐주기를 기원한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학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