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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의료폐기물 관리 및 처리 방안의료기관 ‘국민건강-환경보호’ 책임 크다

의료폐기물 발생량 저감-처리인프라 확보 역점 
국내 6만5천개 병원 ‘분리배출’ 적극 동참 기대

김민지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사무관

- 김민지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사무관

[의학신문·일간보사] 우리나라는 선진 의료강국이라 자부할 만한 우수한 의료인력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경험하기 위해 ‘의료관광’ 차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많아졌다. 의료수준이 높은 만큼, 의료기관에서 진료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즉 의료폐기물에 대한 관리기준도 매우 엄격하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의료폐기물의 일부 엄격한 관리기준이 의료폐기물의 안전한 처리를 위협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엄격한 관리기준이 어떻게 의료폐기물 안전처리를 위협할 수 있는지 선뜻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이를 단번에 설명해주는 사례가 있었다.

지난 4월, 제때 처리되지 못한 의료폐기물 약 1400톤이 대구·경북·경남의 도심과 산천(山川)에 불법 보관된 사건이 적발되었다. 의료폐기물은 감염성 전파의 매개가 될 우려가 있어, 늦어도 25일 이내에는 소각 처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불법 보관된 1400톤의 폐기물 중에는 배출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것도 있었다.

의료폐기물이 이렇게 불법으로 장기보관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의료폐기물을 소각하는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해마다 의료폐기물의 발생량은 증가하는 반면, 이를 처리(소각)하는 시설의 용량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의료폐기물은 고령화로 인한 노인환자 및 노인요양병원 증가, 일반폐기물의 의료폐기물 혼입 경향 등으로, 2013년에 연간 14만 4000톤에서 2018년에 연간 22만6000톤으로 5년새 약 1.6배나 증가했다.

그러나 처리시설은 전국에 13개소에 불과하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새로 지어지거나 증축된 시설이 전혀 없었다. 그 결과 2018년에는 시설 가동률이 100%를 초과해 연평균 117% 수준으로 운영되었다. 13개의 소각시설 대부분이 20년 이상된 노후시설임을 고려할 때, 최대로 가동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아무 소각시설에서나 처리할 수도 없다. 의료폐기물은 ‘폐기물관리법’상 다른 폐기물과 혼합하여 처리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전용 소각장에서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반 소각장에서 여유용량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를 활용할 수 없다.

다시 의료폐기물의 엄격한 관리기준으로 돌아가 보자. 의료폐기물은 감염병의 매개가 될 우려가 있어 전세계적으로 ‘별도 분류, 별도 배출, 별도 운반’ 체계로 관리한다. 우리나라도 국제기준에 맞춰 의료폐기물을 규정하고, 다른 폐기물과 구분하여 배출, 보관, 운반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더 나아가, 다른 나라에서는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별도 소각’ 체계를 가지고 있다. 분류도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한 편에 속한다.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더 넓은 많은 종류의 폐기물을 의료폐기물로 분류한다. 자연히 의료폐기물의 발생량은 많아질 수밖에 없고,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은 ‘별도 시설’로 제한되는 구조이다. 이에, 환경부는 일부 ‘엄격한’ 관리기준을 합리화하는 한편, 안전한 처리를 도모하기 위해 2018년 6월, 그리고 지난해 8월 ‘의료폐기물 안전처리 대책’을 수립하여 발표했다.

대책의 주요내용은 크게 ‘의료폐기물의 발생량 저감’과 ‘의료폐기물 처리인프라 확보’로 나뉜다.

의료폐기물 발생량 줄이기 위해서

먼저, 의료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료폐기물 분류체계 개편 △의료폐기물 분리배출 강화를 추진한다.

의료폐기물 분류체계 개편은 지난해 10월 29일 개정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사항으로, 감염우려가 없는 일회용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한 것이 주요 골자다. 이전까지는 환자의 감염병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행위가 수반되었다면 무조건 일회용기저귀는 의료폐기물로 분류하였다.

하지만, 단순 노인질환자의 기저귀 등은 일반인의 대소변 등에 비해 감염 위해성이 높지 않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감염병환자 또는 감염병의심환자의 기저귀는 기존처럼 의료폐기물로 분류하되, 그 외의 기저귀는 일반폐기물로 분류하도록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하였다. 경과기간 동안에는 여전히 비감염병환자의 기저귀도 의료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지만, 제도가 안정화되면 전체 의료폐기물 발생량의 15%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의료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또 다른 대책은 의료폐기물 분리배출 강화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행정청과 병원 모두 감염관리에 촉각을 세우게 되었다. 그 결과, 의료폐기물이 아닌 종이류, 플라스틱, 환자나 혈액과 접촉되지 않은 수액병과 같은 일반폐기물도 혹시나 하는 우려에 모두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일반폐기물과 의료폐기물의 분리배출에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의료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의료기관의 분리배출 독려를 위해 환경부는 ‘의료폐기물 분리배출 지침’을 배포하고, 발생량이 많은 종합병원(전체 의료폐기물 배출량의 40% 차지)을 대상으로 ‘의료폐기물 분리배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병원에는 분리배출 실태진단 및 컨설팅, 홍보자료 제공, 담당자 현장 교육 등을 지원한다. 2018년에는 6개 병원을 대상으로 지원했고, 2019년에는 전국 45개 병원으로 대상을 늘려 추진했다. 특히, 지난해 참여한 병원 중 26개 병원은 실제로 일반의료폐기물을 감축하는 성과를 보였으며, 전년 동기간(5~11월) 대비 평균 14%의 감축했다. 앞으로도 많은 의료기관에서 분리배출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고, 올해는 지원사업 참여병원을 100개소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의료폐기물 처리인프라 확보 방안

한편, 의료폐기물 처리인프라 확보를 위해서는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신·증설 적정 인허가 추진 △의료폐기물 멸균시설 활성화 △비상 시 ‘전용소각장’ 외 소각시설에서 예외처리 허용 등을 추진한다. 처리시설 신・증설 인허가의 경우, 환경청에서 신규・변경허가 승인 후에 지자체의 입지 관련 진행상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지역 주민과 협의를 중재하는 등 원활한 신・증설 인허가가 진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최근 4년간 처리시설 신・증설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2019년에는 약 53톤/일 규모의 시설 증설이 이뤄졌다. 추가적인 시설 확충이 이뤄지도록 지자체와 지속 협력할 예정이다.

의료폐기물 멸균시설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령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대형병원에는 의료폐기물 멸균시설 설치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지난해 7월 발의되었고(문진국 의원 대표발의), 최근에는 교육환경보호구역 내에서 멸균시설 입지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의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이원욱 의원 대표발의, 2019.11.1)되었다.

폐기물의 발생지 처리원칙에 맞게 병원내 멸균시설을 확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의료폐기물 전용시설의 고장이나 휴업, 영업정지 등으로 인해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시설이 부족한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전용소각장 외의 소각장에서도 의료폐기물을 한시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해 1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고(전현희 의원 대표발의), 11월 26일 최종 개정되었다. 오는 5월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 처리시설 부족으로 제때 처리되지 못하는 의료폐기물이 발생할 경우 지정폐기물 소각업체를 통해 의료폐기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1400톤의 불법 의료폐기물을 중 약 900톤 가량을 해당 규정을 미리 적용하여 지정폐기물 소각장에서 처리한 바 있다. 한편, 예외 처리 조건, 예외 처리 절차 등 세부적인 사항은 ‘폐기물관리법’ 하위법령에서 구체화할 계획이다.

의료폐기물 안전처리 대책 발표 후, 많은 제도개선이 실제로 이행되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현장에서의 불편과 혼란도 상존했다. 수많은 이해관계가 서로 부딪혀, 시급한 제도개선 사항의 진척 속도가 더디기도 했다. 하지만 의료폐기물 관리 정책은 국민의 안전 그리고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환경부는 제도개선 사항의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서, 앞으로도 안전하고 안정적인 의료폐기물 처리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선진 의료강국의 주역인 국내 6만5천개 의료기관에서도, 국민 건강과 환경보호라는 사회적 책임을 함께한다는 데 공감하고, 안전한 의료폐기물 처리체계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특히 발생량 저감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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