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 의약품 정책 패러다임 전환

김영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

- 김영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

[의학신문·일간보사] 2019년은 의약품 분야에 국민적 관심이 지대한 사건‧사고가 유독 많았다. 의료기기인 고어사의 인공혈관 공급 중단으로 촉발된 의료제품의 안정적 공급 문제,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이슈, 고혈압약 발사르탄에 이은 위장약 라니티딘의 비의도적 불순물(NDMA, WHO 국제 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 추정물질) 검출 등이 우선 생각난다.

사실 이러한 사건‧사고 외에도 의약품 분야의 큰 성과로 한국이 EU 화이트리스트에 7번째 국가로 등재되는 쾌거도 있었다. 이를 통해 국내 원료의약품의 유럽시장 공략에 청신호가 켜지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싱가포르와 의약품 GMP 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이루어, 국내 의약품의 아세안 진출에 큰 발판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그 밖에도 ‘임상시험 발전 5개년 종합계획’ 수립을 통한 임상시험 안전관리 체계 업그레이드와 함께 해외 제조소 등록제도 시행, 시판 후 안전관리 체계의 안정적 운영 및 부작용 피해구제 범위 확대 등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바이오헬스’ 5대 수출 주력 천명

특히 지난해 5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송을 방문하여 바이오헬스 국가비전선 포식을 통해 ‘바이오헬스’를 한국의 5대 수출 주력사업으로 천명한 것은 바이오 등 의약품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대한민국 발전의 주역이 되겠다는 각성의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의경 식약처장(오른쪽)이 지난해 12월 스위스 의약품 담당자와 의약품 GMP 분야 협정 체결장면.

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일어난 여러 일들을 곱씹으며 2020년에는 국민들에게 안전한 의약품을 공급하고, 의약품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이 업무 추진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첫 번째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사람 중심의 의약품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다. 그간에는 의약품은 안전하고 적정한 사용을 위해 임상부터 허가, 제조·수입, 유통 및 사용 단계까지 전 주기에 걸쳐 다양한 안전관리 정책이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안전한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국민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로 인식되고 있다. 사람을 가장 최우선에 두는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개발부터 사용까지 의약품 전 주기에 대한 안전관리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의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두 번째는 정책의 소통 강화이다. 다들 공감하겠지만,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규제를 내놓으면 업계가 우르르 따라가기 바쁜 시대는 이미 지났다. 국제적으로 첨단의 기술이 날로 개발되는 시점에서 정부, 업계, 학계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장착하고 의약품 전주기 안전관리의 모든 단계에서 서로 협력하여 의약품 안전성 확립이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기반으로 의약품 안전관리와 관련된 많은 분야에서의 활발한 소통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의약품 정책 소통-수출지원 강화

마지막으로 한국 의약품의 수출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점이다. 의약품 규제를 선도하는 국제기구(ICH, PIC/S)에 가입한 후 국내 의약품에 대한 규제와 제품 신뢰도는 국제적인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정부도 향후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제약 등 바이오 헬스 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다만, 의약품이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이라는 특성상 식약처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여러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 의약품의 ‘안전성’을 담보하고, 동시에 국내 의약품의 세계 진출에 더욱 이바지 하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국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에 있어 필수적인 의약품의 개발부터 사용에 이르기까지 여러 요소에서 많은 변화가 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트렌드 속에서 정부와 업계, 의약 전문가 및 사용자 등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여 올해는 사람 중심의 의약품 안전관리와 우리 제약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해외 진출 확대라는 큰 도약을 이루는 한해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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