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후 사용기간 가능한 짧게 관리해야

나양숙
한국병원약사회 질향상이사
서울아산병원 약제팀 주사조제UM

- 나양숙 한국병원약사회 질향상이사 / 서울아산병원 약제팀 주사조제UM

[의학신문·일간보사] 의약품은 환자에게 투여될 때까지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따라서 완제 의약품을 개봉 사용 후 즉시 폐기되는 1회용 약품이외 여러 번 사용하기 위해 보관하면서 사용되는 다회사용 약품인 경우에는 그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의료기관 인증 조사 문항에 의약품관리에 ‘모든 의약품을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조사항목을 두고 보관의약품의 유효기간뿐만 아니라, 개봉 후 사용기간까지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개봉하기 전의 완제의약품은 의약품의 온도에 대한 안전성, 습도, 빛에 대한 민감성에 따라 보관조건과 이에 따른 사용기간(유효기간)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제조사에서 약품의 보관, 운송, 사용과정까지 약효가 유지되는 기간인 유효기간을 표시해주고 있는데, 개봉한 의약품의 사용기간을 설정하여 관리한다는 것은 사용가능한 의약품을 불필요하게 폐기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약품을 관리하며 조제하는 약국에서는 사용하는 약품이 사용기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약품과는 달리 변색이 되거나 얼룩이 생기고 깨지고 금이 가 있는 약품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때로는 가루약이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개봉약 사용 전 상태 확인 필수

의약품을 보관하는 조건에는 온도, 습도, 광선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는 가능한 표시된 보관조건에 따라 보관하고, 보관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적절한 환경에 보관된 약품이라 하더라도 사용 전 의약품의 상태를 확인하여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용하는 약품이 이미 개봉된 약품이라면 개봉 전과는 다른 환경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더더욱 사용 전 약품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는 약품의 제형에 따라 확인해야 할 항목을 두어 사용 전 약품의 상태를 확인하도록 한다.

정제나 캡슐제형의 경우 부서지거나 변색이 된 경우, 외형이 변형 여부를 확인하고, 가루약의 경우 내용물이 굳어져 있거나 변색이 되지 않았는지를 확인하도록 한다. 시럽제의 경우는 오염으로 내용물이 균질하지 않고 덩어리가 지거나 변색이 된 경우, 가스가 발생하는 등의 변화가 확인되면 즉시 폐기해야 한다. 외용제의 경우에는 약액의 층이 분리되거나 결정이 생긴 경우, 딱딱하게 굳은 경우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환자안전을 위한 여러 단체에서는 의약품의 안전관리를 위해 개봉한 약품에 대해서는 원래 해당 약품의 유효기간과는 별도의 사용기간을 설정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의약품 보관은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조건에 따라 보관하도록 하고, 개봉한 이후에도 동일한 조건에서의 보관을 요구하고 있다. 개봉한 약은 다른 용기에 옮기지 않고 가능한 원래의 용기에 보관하도록 하며, 사용 후 반드시 뚜껑을 닫아 보관해야 한다.

개봉약 별도 사용기간 설정 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된 약품은 개봉 전에 비해 여러 다양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어 좀 더 적극적으로 의약품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서는 개봉한 의약품의 사용가능 기간을 정하여 관리하는 것을 권고한다. 해당 기관의 약품사용현황에 따라 약품의 포장단위, 포장용량을 달리 선택하여 가능한 유효기간 이내라 하더라도 개봉 후 사용되는 기간을 가능한 짧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의약품을 안전하게 관리한다고 하더라도 환자에게 조제할 약의 대부분은 약을 개봉하여 포장하거나 소분하여 조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환자가 스스로 보관하면서 복용하거나 사용하는 약품의 경우에는 환자가 약품을 안전하게 관리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 제공과 함께 교육이 수행되어야 한다.

제조사에서는 의약품이 최종 투약단계까지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의약품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요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함께 의약품의 안전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포장단위, 포장형태로 생산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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